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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종전 희망' 언급하며 처음으로 우크라전 '전쟁'으로 칭한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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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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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칭하며 '전쟁'이라는 단어를 금기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전 이후 처음으로 '전쟁'을 언급하며 종전 의사를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군사적 충돌의 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내에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개전을 알린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전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해왔는데 이날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동안 러시아 정부가 '전쟁'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부른 것은 이 전쟁이 오로지 소수의 전문 군인들에게 국한된 '작전'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전쟁에 대한 러시아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WP는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의회는 지난 3월 러시아군 운용에 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부과토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 개정안에 서명하면서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전을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상 불법이 됐습니다.

형법 개정안이 채택된 이후 지난 10월까지 러시아에서는 허위정보 유포 등의 혐의로 5천 건 이상의 기소가 이뤄졌고, 최장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100여 건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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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군사작전'을 '전쟁'이라고 칭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고소장을 작성했다는 트윗 (사진=니키타 유페레프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스몰닌스코예 구의원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야권 인사 일리야 야신은 지난 9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을 비판한 혐의로 징역 8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또 지난 7월에는 모스크바 중부 크라스노셀스키구 구의원 알렉세이 고리노프가 의원 회의에서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묵념했다는 이유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날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반정부 인사들 사이에서 '내로남불'이라며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고 WP는 전했습니다.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측근인 게오르기 알부로프는 트위터에서 "알렉세이 고리노프는 의원 회의에서 전쟁을 전쟁이라고 불렀다는 이유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폭로해 푸틴 정부의 탄압을 받은 인물로 2020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받다가 작년 1월 귀국과 동시에 투옥됐습니다.

알부로프는 "오늘 블라디미르 푸틴 역시 자신의 일터에서 공개적으로 전쟁을 전쟁이라고 불렀다. 그러므로 고리노프를 석방하든가 푸틴을 7년간 감옥에 가둬라"고 말했습니다.

반전론자로 현재 망명해 원격으로 공식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니키타 유페레프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스몰닌스코예 구의회 의원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고소장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유페레프 의원은 트위터에서 "이미 수천 명의 사람이 전쟁을 언급해 기소되었으므로, 나는 당국에 군대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푸틴을 기소할 것을 요청했다"고 적었습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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