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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자국산 고집 꺾은 中…화이자 백신 반입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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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처음으로 해외에서 제조한 코로나19 백신 반입을 허용했다. 접종 대상은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지만, 중국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엄격하게 자국 백신만 접종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제로 코로나 폐지 이후 접종률 제고가 다급해진 중국이 백신 수입을 늘려 자국민에게도 해외 백신을 접종할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스테픈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만든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첫 번째 배치를 항공편으로 중국에 배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가 독일 시민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공식 통보했다"면서 중국에 거주하는 약 2만명의 독일인이 접종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인을 위한 백신으로 수출하지만, 중국 내 유럽연합(EU) 국민과 타 국적자들도 mRNA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독일 정부가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독일인에게 "12세 이상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백신과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제공한다"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백신 제공은 지난 11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방중 이후 성사됐다. 양국 협정에 따라 EU에서 승인하지 않은 중국 시노백 백신도 독일 거주 중국인에게 제공된다.

중국은 이제까지 mRNA 백신인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 대신 단백질 기반 국내 백신 접종만 허용했다. 중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9개나 되지만, mRNA 백신보다 코로나19 감염이나 감염 이후 중증 질환을 막는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개선된 제품도 없다.

이번 백신 수입이 중국이 자국민에게 코로나19 관련 외국 백신을 허용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에서는 지난 7일 방역을 완화한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취약층인 고령자의 백신 접종률이 낮아 접종률 제고도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2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대중의 방역과 의료 물자 수요를 확실히 보장하며 관련 기업의 전속력 생산을 지지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 급히 필요한 물품을 합리적으로 수입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은 침체된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앞다퉈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은 쇼핑 축제기간에 3000개 상점에서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1억1000만위안(약 201억원)어치 쿠폰을 발행했다. 선전 난산구도 이달 18일부터 내년 음력 설까지 사용 가능한 2억위안(약 365억5600만원) 상당의 쿠폰을 배포했다.

주민 외출을 장려해 소비를 늘리겠다는 차원에서 중국 수도 베이징은 10여 년간 시행한 차량 5부제를 22일부터 한시적으로 해제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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