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국에 화이자 백신 전달…첫 외국산 백신
리커창 "국제협력 강화해 의약품 합리적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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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자국산 백신만 고수해왔던 중국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독일로부터 처음으로 외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보급받은 데 이어 국제 협력을 통해 의약품과 방역 물자를 합리적으로 수입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대규모 인원 이동이 이뤄질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을 앞두고 고령층·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 필요성이 시급해진 상황에서 중국이 서방 백신 도입에 속도를 올릴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이 현재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독일 국적자가 아니더라도 중국 내 외국인이 해당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전달 시점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는 지난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결정된 양국 합의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당시 중국과 독일은 해당 백신을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접종할 수 있도록 합의한 바 있다. 숄츠 총리는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적격자 범위가 확대돼 중국인에게도 백신을 자유롭게 접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제조된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했다. 이번 중국에 들어온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비록 접종 대상이 외국인으로 한정되긴 했으나 중국에서 사용이 허용된 첫 번째 외국산 백신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협력 강화를 통해 의약품과 방역 물자를 합리적으로 수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이 외국산 백신에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1일 중국 국무원은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대중의 방역과 의료 물자 수요를 확실히 보장하고 관련 기업의 생산을 지지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해 필요한 물품을 합리적으로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날 전했다.
지난 7일 중국은 사실상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중국 당국은 고령층·기저질환자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률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자체 개발한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 접종만 허용하고 있다. 중국산 백신은 서방 mRNA 백신과는 다른 방식인 불활성 백신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가 다소 낮아 '물백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중국이 자체 개발한 백신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최근 한 포럼에서 “현재 중국인이 접종하는 백신은 원형 균주를 기반으로 만든 것"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러 차례 변이를 거쳤기 때문에 백신의 보호력은 점점 더 약해졌고 재차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산 백신의 광범위한 도입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중국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의 백신 지원 의향을 묻는 질문에 "현재 백신 강화 접종(부스터샷)이 질서 있게 추진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백신 지원에는 선을 그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의약품과 검사 시약이 전반적으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했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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