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중국 한 네티즌이 ″약국에서 산 소포장 해열제 판매가는 한 봉지에 5위안″이라며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관련 사진. 사진 트위터 캡처 |
20일(현지시간) 현지 SNS를 살펴보면 ‘해열제’라고 적힌 지퍼백에 조금씩 나뉜 수십 알의 약이 5위안(약 900원)에 판매되는가 하면, 설명서나 상세사항 등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흰 박스를 해열제라고 판매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온몸이 쑤시고 고열이 나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다행히 이부프로펜 등 약을 살 수 있었다. 다만 상자는 순백색이고 주의사항이나 설명서 등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며 관련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부프로펜은 대표적인 해열ㆍ소염ㆍ진통제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거 먹고 더 잘못되면 어떡하냐”, “무섭다. 이건 약품관리법을 위반하는 것일 수도 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반면 심각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공급이 부족해서 원래 있던 알약 한 병을 뜯어 나눠주거나 한 알을 여러 조각으로 자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살 수만 있다면 그게 어디냐. 몇 시간 동안 줄을 서도 이런 것조차 구할 수 없다”는 댓글도 달렸다.
중국 한 네티즌이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흰 종이 상자에 담긴 약″이라며 SNS에 올린 사진. 왼쪽 상자에는 '이부프로펜', 오른쪽 상자에는 '감초'라고 적혀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
중국에서 해열제 품귀 현상이 심각해짐에 따라 일부 거래되고 있는 약의 가격이 폭등하는 등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서) 이부프로펜의 수요 급증에 따라 가격이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또 약품 품귀 현상에 대해 “중국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고 무계획적으로 (코로나19 정책) 방향을 전환했는지 보여준다”며 “약 부족 사태는 중국인들의 분노와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의 한 공립병원 의사는 NYT에 “정부가 감기 및 독감 치료제 판매를 엄격히 통제해 왔기 때문에 ‘제로 코로나’ 해제 전부터 해열제 재고가 부족했다”며 “두 달 정도 기간을 두고 완화하면서 준비를 하고 봉쇄를 풀었다면 이러한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3일 방역 규제가 풀리기 전까지는 의사 처방을 받은 뒤 약국에 실명 등 신상 정보를 등록해야 소량만 구매할 수 있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전날 “전국에서 의료 자원이 가장 많이 집중된 베이징에서조차 병원은 만실이고 해열제는 동났다”고 전했다.
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 19 사태가 계속되자 스포츠 경기장에 설치된 임시 발열 클리닉 병상.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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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중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2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전날 브리핑에서 “최근 3개월 동안 국내에서 BF.7, BQ.1, XBB 등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BQ.1은 9개 성(省)에서 49건이 검출됐고 XBB는 3개 성에서 11건을 확인했다”며 “현재 중국은 BA.5.2와 BF.7이 주종이지만 신종 변이들이 점차 증가해 지배 변이가 순환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신종 변이는 종전 변이보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률이나 사망률이 높다는 국제 학계 보고는 없다고 센터는 덧붙였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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