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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다학제 간 융복합 연구 이끄는 고려대… "초고령사회·통일한국 비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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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당면한 다양한 난제들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큰 변화를 몰고 올 문제를 꼽자면 초고령사회의 심화와 한반도 통일일 것이다. 고려대학교는 최근 이 두 가지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을 연계한 융복합 연구를 시작했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달 30일 초고령사회에 직면한 국가의 현실과 통일한국이라는 민족의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사회연구원'과 '통일융합연구원'을 총장 직속 부설연구기관으로 설립했다. 동시에 출범한 양 기관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어젠다를 제시해나갈 계획이다.

인문·사회, 공학, 의학 집결해 실효성 있는 초고령사회 대비책 찾는다

한국일보

정진택(왼쪽에서 다섯 번째) 고려대 총장과 김태일(여섯 번째) 고령사회연구원장 등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 열린 고령사회연구원 개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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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김태일 행정학과 교수를 초대 고령사회연구원장으로 임명했다. 고령사회연구원에는 고려대가 축적해 온 인문·사회과학, 공학, 의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역량이 결집됐다. 향후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될 연구 과제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의 보건, 사회, 제도, 시설, 환경 문제를 망라한다.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은 △학계-기업-정부를 연결하는 고령사회 연구 허브 구축 △고령사회 연구 이슈 선점 및 어젠다 선도 △학내외 관련 연구 및 교육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여러 학문이 융합된 통합적인 사고로 미래 초고령사회의 대비책을 준비해나갈 예정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고령사회연구원은 우선 학내외 고령연구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으로, 학문 분야의 경계를 뛰어넘는 연구 클러스터를 가동할 예정"이라며 "나아가 기업과 사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고령사회에 대비해야 할 수많은 조직과 연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령사회연구원은 실효성 있는 연구과제를 발굴해 최선의 해법을 찾으며, 고령연구의 허브로서 실천적 지성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려대는 앞서 2020년 고령사회연구원의 모태 격인 고령사회연구센터를 출범시킨 바 있다. 유한킴벌리와 함께 '시니어인식조사'를 실시하는 등 기업은 물론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업했다. 그 결과물을 담은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트렌드' 도서를 펴냈다.

김태일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고령사회연구원 설립을 통해 시대적 요청에 부응할 것"이라며 "고려대의 학내 역량을 총결집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선도적으로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반도 연구 65년 역사… "민족 고대, 한민족 숙원 해결 초석 될 것"

한국일보

정진택(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고려대 총장과 남성욱(세 번째) 통일융합연구원장 등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 열린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 개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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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같은 날 우리 민족의 역사적 과제인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고 연구하기 위한 '통일융합연구원'도 설립했다. 언젠가는 이뤄야 할 한반도 통일을 위해선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언어, 역사, 보건의료와 공학, 환경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 대한 연구가 복합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철학이 토대가 됐다. 고려대가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한데 모아 통일 문제를 해결할 초석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통일융합연구원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 '민족의 대학'인 고려대가 그동안 축적해 온 학문적 이론과 실무 경험을 집결하는 것은 물론 유관기관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라며 "분단에 따른 남북 간의 이질성을 극복해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1957년 한국 최초 대학부설연구소로 '아세아문제연구소'를 설립, 세계적 수준의 동아시아지역종합연구소로 성장시키는 등 일찍부터 한반도 문제를 연구해왔다. 또 비교사연구센터, 중국연구센터, 중국역사연구센터, 대만연구센터, 통일과 국제평화센터, 일본연구센터, 아세아센터, 지속가능발전센터 등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7개 센터를 운영하면서 북한 연구에 특화된 배경을 갖춘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고려대는 이를 토대로 탄생한 통일융합연구원에서 다학제 간 융복합을 통한 차세대 통일연구를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통일융합연구원은 향후 4대 중점 연구분야로 △과학기술 및 자원환경 △보건의료 △문화예술체육 △인문사회를 선정했다. 다양한 학문이 결합한 통섭적 연구를 진행해 연구역량을 키우는 한편, 신진 학자들도 양성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관련 부처 용역사업 수주·수행, 국내외 세미나 개최 및 협력사업 추진, 시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통일 아카데미 운영 등도 예정돼 있다.

연구분야별 과제를 살펴보면 먼저 과학기술 및 자원환경·에너지 분야에서는 북한의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관련 정책을 살펴볼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분석 플랫폼을 개발해 북한의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상황과 기술을 분석하고, 천연자원 현황 및 개발협력 방안 등도 연구하게 된다.

보건의료 분야는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 통일과정 및 이후 북한 감염병 국내 확산 대응방안 연구, 북한이탈주민 국내 적응 관련 연구 등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예술체육 분야는 태권도 등 북한 스포츠 정책과 고구려 및 고려시대 유물 발굴 등 역사교류, 북한 관광 및 문화 교육정책 등의 내용이 담긴다. 인문사회 분야는 북한인권 개선, 경제협력, 북한개발 및 체제 전환, 국제법을 토대로 한 북한법 및 통일법 체계, 북한의 교육 발전전략 탐구, 한반도와 국제정치 등을 대상으로 연구를 모색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통일융합연구원의 이 같은 활동을 기반으로 통일 융복합 연구에 대한 관·산·학 협력 체제를 갖추고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교내에 북한 및 통일연구 분위기가 조성되면 연구와 교육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 학술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나아가 글로벌 통일 네트워크의 전초기지를 마련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초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을 맡은 남성욱 행정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일, 북한 및 안보 관련 학술 융합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통일 정책 관련 정부 주요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정책 논의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민족의 최대 과업을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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