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조사 이래 최대폭
1월부터 11월까지 4.79% 떨어져
세종시·대구시·수도권 하락 주도
서울 수억원씩 가격 하락 단지 속출
2023년 부동산 경착륙 우려 커져
깡통전세 피해 등 확산 가능성도
“2023년에도 집값 하락세 이어질 듯”
서울 송파구 소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 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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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값은 1월부터 11월까지 4.7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원이 2003년 12월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연간 기준 가장 큰 하락폭이다.
부동산원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값은 한 달 만에 2.02% 떨어지며 월별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매주 사상 최대 하락폭이 이어지고 있어서 올해 연간 누적 변동률은 7%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아파트값 하락은 세종(-11.99%), 대구(-9.20%)와 함께 지난해 상승폭이 컸던 수도권(-6.25%)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크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까지 누적 변동률이 -4.89%인데, 지난달 한 달 새 2.06%가 떨어졌다.
최근 서울에서는 급급매, 초급매가 아니면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지난해 신고가에 비해 수억원씩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가 수두룩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82㎡)는 지난 9일 26억76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11월에 찍은 신고가(32억7880만원)에 비해 8억원 넘게 떨어진 액수다. 지난해 9월 11억2000만원에 팔렸던 성북구 하월곡동 래미안루나밸리(84㎡)는 지난달 5일에는 이보다 3억4000만원 낮은 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내년 들어서는 부동산 경착륙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대대적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2020년과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집을 산 2030세대 상당수가 아파트값 급락세에 직격탄을 맞게 된 상황이다. 고금리 기조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값 하락과 대출이자 부담 사이에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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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전세사기 등의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지역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3719건으로, 전년 동기(2954건) 대비 25.9% 증가했다. 이번달 통계를 빼더라도 이미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전·월세 계약 만료 시점에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세입자가 신청하면 법원이 내리는 명령이다.
문제는 극심한 부동산 한파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최근 연구기관들은 금리인상 악재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 우려 등이 맞물려 내년 부동산 시장이 올해보다 더 어두울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아파트값이 5.0%, 서울은 4.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2.5%, 수도권의 경우 2.0%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에 따른 경제 침체 우려도 크다”며 “내년에도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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