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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러 공격형 드론 뜯어보니…'메이드인 재팬' 부품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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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드론, 일본산 카메라·전지·모터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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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미디어센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포획한 러시아군의 군사용 드론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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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무인기(드론)에 카메라·리튬이온전지·모터 등 일본산 민간 가전제품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격추에 성공했으나 폭발하지 않은 드론과 관련 부품 정보를 지난달 말 아사히신문에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드론은 모양으로 볼 때 이란산 공격형 드론 ‘모하제르-6’와 자폭형 드론 ‘샤헤드-131’, ‘샤헤드-136’ 등 3개였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드론들이 이란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썼다고 설명했다.



日 민간 가전제품 부품이 군용 드론에 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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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드론 ‘모하제르-6’에 탑재됐던 검은색 카메라 3대. 아사히신문 확인 결과 그 중 하나에는 ‘일본산’(MADE IN JAPAN)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사진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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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는 “해당 드론 기체들은 접착 테이프로 연결한 것 같은 자국에 목제 프로펠러 등이 쓰이는 등 우크라이나의 전력시설과 주택을 여러 차례 파괴해 시민을 살상한 무기치고는 너무 간소해 보였다”며 “하지만 기체 안에서 꺼낸 카메라 부품에는 ‘MADE IN JAPAN(메이드 인 재팬)’이라고 적힌 바코드가 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카메라 외에도 드론에 쓰인 일본산 부품에는 가전제품용 리튬이온전지, 전기의 흐름을 개폐하는 범용 릴레이(계전기)나 집적 회로 등이 있었다. 계전기 등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산업기기용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것으로 군사용품이 아니다. 대부분 일본 전자기기 업체나 대기업 반도체 회사에서 생산한 것이다. 해당 드론엔 회전과 정지에 따라 기기를 제어하는 서보모터도 나왔는데 이 역시 일본산이었다.



이란, 컴퓨터·게임기 부품까지 드론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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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5 일 이란 모처에서 실시된 군사훈련 중 이란군 전함에서 드론이 출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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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가 우크라이나군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보면, 모하제르-6에는 카메라, 서보모터, 집적회로, 리튬이온전지 등이, 샤헤드-136에는 일본산 리튬이온전지와 노이즈 필터가 사용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분석한 모하제르-6 드론의 부품은 117종, 200개 이상이었다. 이 가운데 미국산이 전체의 약 65%, 일본산은 약 11%로 미국·유럽·일본 캐나다 제품만 전체의 약 86%를 차지했다. 이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이란제 드론의 서방·일본 업체 부품 비율이 75%라고 보도했던 것보다 다소 높다. 또한 WSJ은 모하제르-6 부품 중 일본산이 3분의 1이라고 했는데, 아사히는 10분의 1 정도라고 전했다. 아사히가 드론에 다량으로 실린 전지를 부품 1개로 계산해 차이가 발생했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수출 제품이 군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있지만, 가전 같은 일상용품에 쓰이는 부품의 수출까지는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노이즈 필터 등은 컴퓨터나 게임기 같은 일상용품에 흔히 들어간다.

하지만 이란 제재로 인해 일본 민간 기업이 이란과 거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사히는 “이란제 드론에서 나온 부품을 만든 일본 업체는 7곳”이라며 “모든 기업이 이란에 직접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란, 밀수로 지속해서 드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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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이란 가전제품 판매점에 진열된 상품들.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생산된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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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본산 전자부품이 제3국을 거쳐 이란으로 들어가 드론으로 제조된 뒤 러시아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즈키 가즈토(鈴木一人) 도쿄대 교수는 “중국과 중동 등 제3국을 경유해 이란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일단 아랍에미리트 연방(UAE)의 두바이에 수출하고 두바이에서 이란으로 수출하는 식이다.

테헤란에 주재하는 한 외교 관계자는 아사히에 “이란이 다양한 밀수 루트를 확보해 물품을 입수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이란이 지속해서 드론을 개발하는 걸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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