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2023 한반도 정세전망’
김주애 활용 ‘이미지 정치’ 강화할 듯
전술핵·전략핵·인공위성 ‘3축’ 고도화
“남북 군사적 긴장 고조 반복” 예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8일 있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현장에 딸을 대동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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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딸 김주애를 활용한 ‘이미지 정치’를 강화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 전망이 나왔다. 남북 관계 경색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각종 군사훈련에 따른 긴장이 반복적으로 고조될 것으로 관측됐다.
통일연구원이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3 한반도 연례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이미지 정치가 상당부분 강화될 것”이라며 “향후 김주애가 미래세대에 대한 호소력과 통합적 메시지 측면에서 상당 부분 노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올해 김주애의 등장은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하고 새로운 세대를 아우르는 결속과 통치의 의미를 상당히 내장하고 있다”며 “향후 김주애의 성장 과정 전반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며 2010년 이후 태어난 ‘시장 세대’에 대한 공감과 결속을 끌어내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지도부 후계구도와 김주애를 연계해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렸다. 홍 실장은 “가부장적이고 군사화된 시스템에서 여성을 어린 나이부터 후계자로 공개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며 “(김주애 등장은) 과거 김경희나 김여정 같이 김 위원장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유환 원장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관계없이 (김 위원장) 자녀 중 수령체제를 가장 잘 끌고 갈 사람이 (후계자) 기준일 것”이라며 “김주애를 후계자라 단정할 수 없지만 남자가 (계승)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주애를 등장시킨 김 위원장이 ‘가장’ ‘후대 안전’ 이미지를 통해 외부에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고 원장은 분석했다.
올해 꾸준히 거론됐던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 실장은 “외교 관계와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 기술적 필요성, 정치적 실익을 고려할 때 당장 감행은 쉽지 않다”며 “핵실험보다는 미국 본토와 미군 주둔지 등을 교란할 수 있는 전술·전략적 가치가 큰 (무기)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전술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핵, 정찰위성의 ‘3축’ 시스템을 강화할 것으로 홍 실장은 분석했다. 그는 “올해에 이어 핵·미사일 고도화를 계속할 것”이라며 “고체형 ICBM, 핵잠수함과 SLBM, 군 정찰위성, 무인정찰기 등 과업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보이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이 16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3 한반도 연례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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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강 대 강’ 대치 국면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상기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남북 간 대화 재개와 관계 복원 전망은 어둡다”며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군의 올해 12월~내년 3월 동계훈련과 내년 7~9월 하계훈련이 한·미 연합훈련과 맞물릴 때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김 실장은 분석했다.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된다. 도경옥 평화연구실장은 “중국 견제를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정책 자원이 집중되면서 미국의 북한 문제에 대한 후순위 인식은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은 연구위원은 “미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정말 원하는 건 중국에 대한 우위를 지키기 위해 세력균형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중국이 대미·대북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내년에도 미국의 대북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중·러 연대 강화는 한계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 실장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통해 사회주의 강국을 실현해야 하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희망하고 핵확산과 핵무기 사용을 반대하는 입장이라 북·러와 적지 않은 이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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