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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1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0.6%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0%)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2%)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휘발유와 자동차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 역시 전월보다 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등 연중 최대 쇼핑 대목이 있었음에도 소매 판매가 급감한 것이다.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미국인의 소비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공개된 미국의 11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도 11월 0.6% 감소해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뉴욕과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생산은 시장 예상보다 더 약화했고, 필라델피아의 경우 7개월 연속 신규 주문이 감소세를 보이며 2020년 4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이러한 소비와 산업생산 감소를 두고 Fed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노력을 쏟아부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살 과티에리 BMO캐피털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가계가 아직 초과 저축을 하고 임금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지만, Fed가 지속해서 금리를 올린다면 두 순풍(소매 판매와 산업생산)은 내년에 사그라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의 경기 불확실성은 크게 확대됐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2월 4∼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2만건 급감한 21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만2000건)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미국의 노동시장 과열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빅테크 기업들과 금융회사 등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잇따라 해고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업종에서는 노동자 우위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노동시장 강세에도 소비와 생산이 얼어붙으며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경기 지표에도 전날 파월 의장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내년에도 지속하겠다고 선언한 점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파월 의장은 실제 여전히 노동시장이 매우 과열돼 있다면서 "갈 길이 좀 남았다"고 말해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Fed와 시장 사이의 줄다리기는 분명 시장의 편이다. 경기 침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라면서 "Fed는 2024년 이전에 (금리 인하로) 움직이라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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