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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200m 소행성이 한겨레신문사에? ‘충돌 시뮬레이션’ 돌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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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개발자 닐 아그왈 ‘아스테로이드 런처’ 공개

소행성 충돌 상황 시뮬레이션하는 웹페이지 선봬

<한겨레>와 지름 200m 소행성 충돌 실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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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에 소행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해 만든 합성 이미지. 게티이미지·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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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소행성이 떨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지만 이 질문에 답을 알려줄 사이트가 나타났다.

미국의 개발자 닐 아그왈은 지난 6일 개인 포트폴리오 페이지에 ‘아스테로이드 런처’를 공개했다. 아스테로이드 런처는 지구에 소행성이 떨어진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웹페이지로 가세르 콜린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와 클레멘스 훔프 전직 나사(NASA) 엔지니어의 논문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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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개발자 닐 아그왈이 만든 ‘아스테로이드 런처’ 접속 화면. 소행성의 크기와 성분, 낙하 속도, 충돌 각도를 비롯해 낙하 지점까지 상세히 지정할 수 있다. 아스테로이드 런처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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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로이드 런처에 접속하면 소행성의 종류(철·돌·금·탄소 등)와 크기, 낙하 속도, 충돌 각도를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이어 세계 지도에서 낙하 위치를 선택한 뒤 발사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가 만든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혔을 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애니메이션과 데이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겨레>는 지름 200m에 철 성분으로 이뤄진 소행성을 만들었다. 한반도 최초의 운석충돌구로 알려진 경남 합천군 적중-초계분지에 5만년 전 떨어진 운석의 추정 크기와 동일하게 설정했다. 속도는 현대인이 두 번째로 관측한 대규모 유성폭발 ‘첼랴빈스크 운석우’ 기록과 같은 초속 13㎞, 각도는 임의로 90도를 입력했다. 소행성이 충돌하는 지점은 한겨레신문사 옥상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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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로이드 런처’를 통해 한겨레신문사에 200m 크기 소행성을 떨어트린 결과. 한겨레 인근 효창공원을 비롯해 이화여자대학교, 마포대교, 서울역 등이 직접 피해 범위 내에 들어왔다. 아스테로이드 런처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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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설정을 마친 뒤 발사 버튼을 누르자 모니터 화면 안에서 빛이 폭발했다. 그리고 한겨레신문사를 기준으로 지름 4.3㎞, 깊이 457m의 분화구가 생성됐다. 충돌 지점과 근접한 효창공원은 물론이고 동쪽인 서울역, 서쪽인 서강대학교 캠퍼스, 북쪽인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남쪽인 마포대교와 원효대교가 소행성에 삼켜졌다.

공덕동에서 멀리 떨어진 곳도 안전하지 않았다. 한겨레신문사로부터 44㎞ 이내의 건물과 주택은 평지가 됐고, 48㎞ 이내의 나무도 전부 쓰러졌다. 서울에서 시작된 436데시벨의 충격파와 강도 6.0의 지진 그리고 초속 3㎞의 바람은 인천, 양주, 천안, 개성까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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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로이드 런처’에서는 소행성 충돌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충격파, 지진, 바람 등의 예상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한겨레신문사에 200m 크기 소행성이 떨어진 경우에는 개성, 동두천, 남양주, 오산, 인천 등에도 지진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스테로이드 런처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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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상황이지만 인명피해도 극심했다. 충돌과 동시에 17만7189명이 목숨을 잃었고, 711만8303명과 9595명이 각각 돌풍과 지진으로 인해 숨졌다. 또한 충돌 지점 19㎞ 이내의 사람들은 고막과 폐가 손상되는 등 크게 다쳤다. 아스테로이드 런처는 한겨레신문사에 떨어진 소행성이 폭발성 화학물질 티엔티(TNT) 433메가톤과 같은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계산했다. 아울러 이 정도의 충격이 1만3000년마다 한 번씩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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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실험과 동일한 조건으로 부산 수영구 소재 광안대교에 소행성을 떨어트린 모습. 목성의 폭풍보다 빠른 바람이 불어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아스테로이드 런처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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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러한 사이트는 왜,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닐 아그왈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평소 머릿속으로 재난 시나리오를 짜는 걸 좋아해 소행성 충돌 등 자연재해 영향을 시각화하는 도구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개발 기간을 한 달로 잡았지만 소행성 물리학이 굉장히 복잡해 두 달 만에 완성했다. 첫 한 달은 각종 논문을 읽으며 공부했다. 다행히 방정식이 잘 정리돼있었지만,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닐 아그왈은 아스테로이드 런처 사용자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에스엔에스(SNS) 반응을 확인해보면 지구에 소행성을 충돌시키며 스트레스를 푸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재밌는 건 모두가 자신의 직장 건물에는 가장 큰 크기의 소행성을 떨어트리지만,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황인솔 기자 breez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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