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단독 투여보다 재발·사망 위험 44% 낮춰
mRNA, 바이러스 정보 추출해 백신에 넣는 기술
내년 대규모 임상 거쳐 상용화 준비
휴대폰 화면에 모더나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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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활용됐던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이 암 치료에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피부암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한 결과 항암제를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보다 mRNA 백신을 함께 사용했을 때 암 재발이나 사망 위험이 약 4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우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데이터가 매우 강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나에겐 코로나19 백신 때와 같은 순간”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이번 임상에서 머크앤드컴퍼니가 만든 항암제를 비교 대상으로 사용했다. 모더나와 머크는 내년 규제 당국과 임상 결과를 논하고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임상을 실행할 계획이다. 또 다음 임상은 피부암이 아닌 다른 암 환자도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엘리아브 바 머크 최고의료책임자(CMO)는 “암 백신에서 정말 강력한 신호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백신이 항암제가 제공하는 면역 반응에 대한 (암세포의) 회피를 막고 훌륭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서 코로나19 mRNA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 스파이크 일부를 모방한 단백질을 체내에 침투시켜 면역력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후 임상을 통해 중국에서 만들어진 불활성화 백신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이 입증됐다.
암 mRNA 백신 역시 코로나19 백신처럼 바이러스 정보를 기초로 만들어진다. 백신에는 암세포 가운데 면역 회피에 능한 변이로부터 추출한 정보가 포함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백신은 암세포를 더 잘 표적화하고 파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코로나19 백신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모더나인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도 한층 커졌다. 모더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63% 폭등한 197.54달러(약 26만 원)에 마감했다.
WSJ는 “모더나는 mRNA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며 “이번 결과는 예방보다 질병 치료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백신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이 추가 임상에서 성공적인 것으로 입증되면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을 넘어 mRNA 플랫폼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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