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이틀만 전격 해임…뇌물증거 확실
가족들 동원해 자금 옮기려다 줄줄이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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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유럽연합(EU) 의회가 2022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에바 카일리 부의장을 기소 이틀만에 전격 해임했다. 당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다고 밝힌 EU의회였지만, 뇌물수수 증거가 뚜렷이 드러나면서 이례적으로 빨리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임된 카일리 부의장은 그리스의 유명 TV앵커 출신 정치인으로 최연소 여성 국회의원으로도 유명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계에서도 카일리 부의장을 축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 안팎에서 EU에 대한 신뢰도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아버지가 자금 옮기다가 체포…과반수 이상 해임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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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EU의회는 이날 카일리 부의장 해임 안건에 대해 3분의2 이상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전체 705명 의원 중 625명이 해임에 찬성해 가결시켰다고 밝혔다. 반대는 1명, 기권은 2명에 그쳤다. 카일리 부의장이 뇌물수수혐의로 벨기에 검찰에 기소된지 불과 이틀만에 신속히 해임안을 가결시킨 것이다.
앞서 카일리 부의장은 카타르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자국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EU 정치권에 뇌물을 전달하는 등 로비를 벌인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았다. 실제 이번 월드컵 개막 직전 카일리 부의장은 알빈 사미크 알마리 카타르 노동부 장관을 만나기도했다. 이후 월드컵을 계기로 이주 노동자 인권 침해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린 카타르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언행을 이어오면서 유럽 안팎에서 논란이 됐다.
벨기에검찰은 카일리 부의장의 자택 및 연계 사무실 등 16곳에서 뇌물수수로 받은 돈으로 보이는 자금을 찾았으며, 그의 남편과 측근들도 공범으로 체포했다. 카일리 부의장의 아버지는 일부 자금을 갖고 도주하다가 기차역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뇌물수수 증거가 뚜렷이 나오면서 해임안이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카일리 부의장이 소속된 유럽의회 사회당그룹 역시 즉각 그의 당원 자격을 정지했고, 카일리 부의장이 자국인 그리스에 소속된 정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도 트위터를 통해 그를 즉각 제명했다고 밝혔다.
애초 EU에서는 고위 당국자들을 중심으로 이번 사안에 대해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이었으나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신속한 해임결의로 결론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투명성을 강조해온 EU 평판과 신뢰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떄문으로 분석된다. EU 의회는 오는 15일 이번 사안과 관련한 대책 등 후속 논의를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리스 미녀앵커, 최연소 국회의원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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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TV앵커 출신이자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명성이 높았던 카일리 부의장은 정치인으로서의 이력에 치명타를 맞게 됐다.
1978년생인 카일리 부의장은 정계진출 이전에는 그리스 매체인 메가채널의 미녀 뉴스앵커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26세때인 2004년 그리스 총선에서 최연소 후보로 입후보했으며, 이후 2007년 총선에서 테살로니카 1지구 선거에서 승리해 그리스 최연소 국회의원이 되면서 정계로 진출했다.
이후 2014년 EU의회 의원이 됐으며 EU의회 내에서 과학기술옵션평가국(STOA) 의장을 역임했다. 올해 1월에는 총 14명이 임명되는 EU의회 부의장 중 1명으로 선정되면서 유럽 안팎에서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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