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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6G 주도권 전쟁

6G 이동통신, 위성 많을수록 유리… “내일을 향해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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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국가]〈2〉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머스크, 1800개 위성 띄워 운용… 5G보다 속도 빠르고 끊김 줄어

과기부, 5900억규모 예타 재신청… 글로벌 통신사업 위해 400개 필요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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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충남 금산군에 있는 KT SAT의 금산위성센터. 45개의 거대한 안테나들이 각각의 방향으로 하늘을 향해 있었다. 안테나들은 3만6000km 상공의 정지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지금은 관측, 위성방송, 선박통신 정도를 담당하지만 다가올 6세대(6G) 이동통신 시대에서는 인공위성이 통신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6G 통신망을 기반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가동하려면 5세대(5G)보다도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저지연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위성이 사각지대 없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지구 300∼1500km 상공의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운용되는 ‘저궤도 위성’ 확보가 중요하다.

2일 충남 금산군 위성센터에서 만난 최경일 KT SAT 기술총괄은 “한반도 전역에서 24시간 안정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최소 216개의 위성이, 글로벌 사업을 위해선 400여 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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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중심의 6G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1일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신청했다. 2024년부터 8년간 진행되는 사업으로 예산 약 5900억 원을 들여 저궤도 통신 서비스용 위성 4기를 발사한다는 내용이다. 위성 부품과 통신 시스템 등의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 계획도 담겼다. 위성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방위사업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방 분야에서 위성통신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6G 표준특허를 선점하고 2026년 세계 최초로 6G 시범서비스 시연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에도 예타를 신청했지만 사업 활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하지만 6G 통신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이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은 위성통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위성통신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서비스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인터넷망이 마비되자 올해 3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즉각 스타링크의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스페이스X는 이미 1800여 개의 통신용 저궤도 위성을 우주에서 운용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4만2000여 개의 위성을 갖출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구 저궤도인 고도 550km에 무게 227kg의 소형 위성을 대규모로 쏘아 올려 지구 전역에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후발 주자인 영국 원웹, 미국 아마존(카이퍼) 등도 수천 개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목표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민간 기업과의 협업도 필수다. 이미 국내 ICT 업계에선 위성 기반의 6G 시대에 대비해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KT SAT는 정지궤도 위성 5기를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 시장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6G와 위성 통신 서비스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최 기술총괄은 “미국, 영국, 캐나다 기업에 이어 중국에서도 위성통신 서비스의 상용화 계획을 밝힌 상황”이라며 “한국이 더 이상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부, 민간 기업이 협력해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금산=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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