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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전세계 코로나 상황

준비도 없이 확 풀었나?…중국 코로나 확산에 허둥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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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한달 만에 감염자 세자리수로 하락…현실은 정반대
감염 확산으로 발열자 늘고, 감기약 등 수요도 폭증
핵산검사 결과는 함흠차사, 의약품은 품절
방역 풀었지만 소비는 안늘고 도시는 여전히 숨죽여
내년 1-2월이 고비…중국 의료체계 과부화 예상
노컷뉴스

자가진단 키트, 해열제 등은 다 떨어져서 구할 수 없다고 써붙인 약국에서 한 남성이 약품을 구입하는 모습. 안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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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12일 발표한 하루 전인 11일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8625명으로 한 달 여 만에 세 자리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위건위가 발표하는 감염자 숫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거짓말이라고 할 정도로 현실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중국이 지난주 방역 최적화를 위한 10가지 추가 조치를 발표하며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들어선 이후 베이징 등 상당수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당국이 신뢰할 만한 자료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어느 지역의 확산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수도 베이징에서 광범위하게 감염자가 나오는 것은 확실하다.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로 베이징의 하루 구급 전화가 평소보다 5배 이상 많아진 게 대표적 징표다. 베이징응급센터 주임 의사 천즈는 관영 베이징일보와 인터뷰에서 평소 하루 구급 요청 전화는 약 5천 건이었는데 최근에는 최다 3만 건까지 치솟아 시의 구급 대응 역량을 훨씬 넘어섰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베이징 각 병원에 발열 환자가 넘치거나 중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한 의료 위기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차오양구 왕징 지역의 코로나19 거점 병원 역할을 했던 한 병원은 이날 오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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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출근 인파로 붐볐을 오전 10시 직전 왕징 소호로 향하는 주요 지점의 한산한 출근길 전경. 안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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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물러 자가치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방역 당국은 경증환자나 무증상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허용한 이후 자가격리 요령과 자가치료법 등을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베이징의 모습은 평온하다. 핵산검사를 받는데 예전처럼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약국 앞에도 일부 기사에서처럼 긴 사재기 줄이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버스와 지하철 탑승 때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가 더 이상 필요 없고, 음식점들도 매장 내 영업이 가능하며 업체들 출근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하루 뒤면 나오던 핵산검사 결과는 3~4일이 지나도 나오지 않고 약국엔 살 약이 없다. 인터넷으로 자가검가 키트를 주문해도 함흥차사다. 버스는 빈 채로 달리고 지하철 승객도 늘지 않고 있다. 상점들은 주문 배달 영업을 하는 곳이 많고 기업들도 감염자가 확 퍼질까봐 교대 근무를 시키고 있다.

베이징이 확진자로 넘쳐나고 있다는 표시들인데 한국인들도 상당수가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다리 건너면 "나도 걸렸다", "코로나 증상인데 검사는 음성이 나온다"는 등의 반응과 쉽게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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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최초로 발생했던 후베이성 우한의 사정도 비슷하다.

로이터 통신은 도심 상점과 식당에 사람의 거의 없고, 많은 주민들이 감염 우려를 경계하면서 지하철은 빈 좌석이 많고 의사 리원량이 일했던 병원 진료소 밖에는 100여명의 사람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통신은 방문한 우한 약국 2곳은 하루 전 해열제가 매진됐고, 고객들은 재고가 바닥난 상태에서 비타민C나 기침약을 요구했지만 헛수고였다고 덧붙였다.

발열 환자가 눈의 띄게 늘어나고 감기약 등을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약이 없으면 뜨거운 물을 마시고 충분히 쉬면된다는 권고까지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방역 당국은 한동안 종적을 감추었던 전문가들을 등장시켜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할 뿐 약품 공급이 충분하다는 등의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백지시위에 놀라 충분한 준비 없이 방역을 완화해 감염자가 늘어났다는 얘기가 나오는가하면 속도조절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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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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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의 감염병 전문가로 평가받는 중난산 공정원 원사는 내년 1월부터 2월까지 전염병이 절정에 달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이전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시작해 내년 1~2월 정점을 통과하기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은 "광저우, 스자좡, 베이징 등 도시에서는 발열 진료소가 환자로 붐비고 환자와 의사 간 교차 감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향후 1~3개월 안에 인구의 약 60%가 감염돼 최고조에 달할 것인데 이로 인해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이 압박을 받고 의료종사자들이 지켜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족한 중환자실, 도시와 농촌 간 현격한 의료격차, 아직 성숙하지 못한 원격 의료 등이 그동안 엄격한 제로코로나 전략을 써왔던 중국이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꼽히고 있다. 2020년 현재 중국의 인구 10만 명당 중환자 병상은 3.6개로 싱가포르의 11.4개, 미국의 25.8개와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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