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은 원장은 “숙련된 의사가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로봇이 뼈를 제대로 인식하고 절삭하는지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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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은 로봇 수술이 활발하게 확대되는 분야다. 고령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 결과를 가져오는 신기술로 근거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다리뼈가 크게 휘었거나 골절로 뼈 안에 금속 내고정물을 삽입한 환자에게는 구원투수로 여겨진다. 이런 난도 높은 환자에게 로봇 수술을 적용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달려라병원 김동은(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을 만나 3세대 로봇 인공관절(큐비스 조인트) 수술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 -3세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뭔가.
A : “사전에 시뮬레이션한 수술 계획에 따라 로봇 팔 스스로 뼈를 깎는 완전 자동 시스템으로, 의사가 로봇 팔을 조종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는 로봇이 뼈를 인식할 수 있게 마커를 세우고, 로봇이 설정값대로 오류 없이 절삭하는지 관리·감독한다. 주변 인대 등 연부조직을 다치게 하는 건 아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에 따라 1㎜ 단위로 절삭 범위를 조절한다. 완전 자동 로봇의 또 다른 특징은 가동형 인공관절을 비롯한 여러 인공관절 회사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동형은 인공 연골이 있어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앞뒤뿐 아니라 좌우 회전운동을 조금 허용하는 형태다. 관절염이 심하지만 뼈 손상 정도와 오자 다리 등 하지 정렬 불균형이 너무 크지 않은 경우 사용할 수 있다.”
Q : -로봇 수술은 특히 어떤 환자에게 유리한가.
A : “명확하게 유리한 환자군은 첫째로 다리뼈에 금속 내고정물이 있는 상태다. 예컨대 다리뼈가 활처럼 휜 70대 여성 환자가 있었다. 대퇴만곡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에게 좀 흔하게 나타나는 휜 다리다. 이로 인한 미세 골절로 뼈(골수강)에 금속정 삽입술을 받았다. 이런 상태에서는 가이드라고 하는 기존의 수술 도구(직경 1㎝의 쇠막대기)를 박기 어렵다. 인공관절 수술을 위해 금속정을 제거하다가는 외려 골절되기 쉽다. 둘째로 젊을 때 교통사고·낙상으로 뼈에 변형이 심한 환자다. 지난해 1월 병원을 찾은 60대 남성 환자인데 젊을 때 교통사고로 다리뼈가 부러졌다가 원래 모양과 다르게 어긋나 붙으면서 대퇴골 변형이 심했다. 일반 수술에 쓰는 가이드는 곧은 뼈 모양에 맞춰져 있어서 심하게 휜 뼈엔 사용하기 어렵다. 원칙대로라면 휜 뼈를 곧게 맞춘 뒤 뼈가 붙길 기다렸다가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한다. 고령 환자가 두 번 수술받는 건 부담이 크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가이드를 박지 않고 영상 이미지를 활용해 변형된 뼈 모양을 3차원으로 복원한 뒤 절삭 범위를 산출한다. 이런 환자들이 요즘 고령화로 증가한다. 임상 경험상 전체 환자의 10% 이내다.”
Q : -어려운 수술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는 노하우가 있나.
A : “우리 병원은 매주 월요일 오전에 의료진이 모여 사례를 공유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분석해 병원 자체의 수술 가이드를 만든 것도 있다. 로봇 수술 시 5㎜ 직경의 얇은 나사못을 대퇴골에 꽂는 과정이 있는데 핀의 위치에 따라 자칫 뼈를 약화해 균열로 골절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로봇 팔이 움직이는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골절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위치, 나사못 직경에 따른 가이드 기능 정도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예측되는 합병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큐비스 조인트 로봇은 국산 기술이어서 의료진의 제안이 반영되는 과정이 신속하고 효율적이었다. 올해 우리 병원은 독일 의료기기 업체인 임플란트캐스트로부터 로봇 수술 국제교육센터 병원으로 지정받았다. 의사들이 병원을 찾아 수술을 참관한다. 연간 약 500건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서 쌓아온 수술 기술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Q : -장기적인 안전성은 어떤가.
A :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신기술이라 우리나라 환자에 대한 장기적인 임상 데이터가 나오기에는 시기상조다. 최소 5~10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연구결과를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다만 그간 임상 경험에 비춰보면 수술 후 출혈·통증이 적다. 또 일반 수술에서 약 2% 빈도로 수술 후 오차범위 결과값에서 좀 벗어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줄여줄 수 있다. 심한 휜 다리 환자의 하지 정렬 축을 일자에 가깝게 교정하는 사례 등이다. 로봇 수술로는 시뮬레이션으로 변수를 예측하므로 더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가져온다. 고정 상태와 뼈 절제량 등 수술 결과 예측에 큰 도움을 준다. 기존에는 수술이 끝난 뒤에야 어떻게 고정됐는지 알 수 있었는데, 이제는 집도의가 원하는 삽입 각도·방향·위치에 인공관절을 고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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