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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네이마르, 눈물 쏟는 와중에도 크로아 페리시치 아들 꼭 안아줬다 [2022 카타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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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와의 8강서 패배 후 “대표팀 복귀 100% 확신 안 들어”

펠레, A매치 최다 골 기록 타이 축하 “우리에게 계속 영감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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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8강 경기에서 패배한 직후 자신에게 다가온 상대 이반 페리시치의 아들(왼쪽에서 두번째)을 안아주는 네이마르(〃 세번째).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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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간판 스타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가 8강에서 승부차기로 크로아티아에 충격패를 당해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에게 달려온 크로아티아 소년팬을 따뜻하게 안아줘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이 소년팬은 다름 아닌 크로아티아 간판스타 이반 페리시치의 아들로 알려졌다.

네이마르는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슬픔을 토로하면서 “앞으로 대표팀 복귀를 100%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준준결승(8강)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2-4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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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8강 경기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네이마르(왼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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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는 연장 전반 16분에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 전설의 브라질 ‘축구 황제’ 펠레(82)의 A매치 통산 최다 77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승리의 기쁨은 만끽하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와 4번 키커 마르키뉴스(파리 생제르맹)가 실축하면서 브라질은 4명이 모두 골을 넣은 크로아티아에 패배해 4강 티켓을 내줘야 했다.

경기가 끝나고 네이마르는 망연자실한 듯 경기장에서 동료들의 품에 안겨 하염없는 눈물을 쏟았다. 그런데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크로아티아 유니폼을 입은 한 소년이 울고 있는 네이마르 곁으로 달려온 것. 이에 브라질 측 스태프가 손으로 제지하는 듯한 동작을 취했는데, 이를 본 네이마르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년에게 다가가 자신의 눈물을 닦고 소년을 안아줬다.

페리시치의 아들인 이 소년은 4강 진출을 기뻐하던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가족에게 그라운드 진입이 허용되자 ‘슈퍼스타’ 네이마르를 위로하기 위해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아빠의 상대팀 선수였지만 팬으로서 위로해 주고 싶었던 마음을 알아챈 네이마르는 자신의 슬픔을 누르고 아이와 포옹했고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모습을 목격한 한 외신은 “한 줄기 스포츠맨십이 어두운 순간을 밝게 비춰졌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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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8강 경기에 패한 후 눈물을 흘린 네이마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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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는 경기 직후 브라질 언론 글로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지금 이야기 하는 건 좋지 않다. 너무 감정적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끝이라고 말하는 것이 나를 몰아붙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이제부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난 대표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고 내가 스스로 뭘 원하는지 생각하고 싶다”며 “난 대표팀에 대해 문을 닫지 않았고 또다시 대표팀에 돌아갈 거라고 100% 확신해 말할 수 없다”고도 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 대해 그는 ‘악몽’이라고 칭했다. 네이마르는 “뭐가 지나갔는지 믿을 수 없다. 이 패배는 정말 오래갈 것이다. 내가 슬픈 이유”라며 “나는 응원과 사랑을 보내준 모든 브라질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고 동료들에게 존중을 전하고 싶다. 불행히도 우리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것이 축구의 일부이고 일어난 일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슬퍼하고 아파할 시간”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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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8강 경기에 패한 후 눈물을 흘린 네이마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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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브라질의 충격적인 패배 후 펠레는 SNS에 네이마르의 사진을 올리며 격려했다.

그는 “나는 매일 당신을 응원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의 대표팀 최다골 기록을 달성한 것을 축하할 수 있게 됐다”면서 “불행히도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행복한 날은 아니다. 그러나 당신이 해냈다. 당신이 이룬 업적은 위대한 가치가 있다. 당신은 항상 많은 사람이 열망하는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네이마르의 타이 기록을 축하해줬다.

이어 “나는 82세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떤 식으로든 당신에게 영감을 줬기를 바란다”면서 “당신 역시 우리에게 계속 영감을 달라. 나는 당신이 골을 넣을 때마다 계속해서 행복해 할 것”고 위로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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