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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사우디, 39조 투자협정…‘페트로 위안화’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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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 통신 등 34개 분야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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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중동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틈이 벌어진 미국과 사우디 관계를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셈이다. 특히 원유값을 달러화 대신 중국 위안화로 지불하는 방식도 논의돼 ‘페트로 위안화(위안화 원유 결제)’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현지 시간) 사우디 SP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및 국가수반 총리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궁에서 회담하고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했다. 또 중국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사우디 국책 사업 계획 ‘비전2030’ 협력 강화에도 합의하면서 양국 경제 협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과 사우디 관계가 강화되면서 원유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홍콩 밍보(明報)도 “양국간 대규모 투자 협정 체결로 페트로 위안화의 기반을 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에 판매하는 일부 원유만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을 뿐 기축통화 달러를 위협할 정도 규모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밍보 등은 전했다.

앞서 7일 양국 대표단은 그린수소, 태양광, 정보기술(IT), 클라우드 기술, 운송, 물류 분야 투자 협정 34건을 체결했다. SPA통신은 협정 체결액이 1100억 리얄(약 38조6000억 원) 규모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사우디가 한국 기업들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 규모인 40조 원과 비슷하다. 사우디 시장을 놓고 한국과 중국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시 주석은 살만 국왕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사우디를 다극화 세계에서 중요한 세력으로 보고 있다”면서 “사우디와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전면적인 협력을 심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살만 국왕도 “중국의 관심사는 사우디의 관심사”라면서 “사우디는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전달할 준비가 돼있다”고 화답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했다.

이번 투자 협정에는 미국이 제재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동맹국에 화웨이와의 거래 단절을 요구하는데 사우디가 화웨이를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것은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 대한) 상징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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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우디는 경제뿐 아니라 2년마다 셔틀 정상회담에 합의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한층 가까워진 모습이다. 사우디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대미 관계에서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은 에너지 안보 구축을 위해 중동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다.

시 주석은 이날 이집트 팔레스타인 수단 쿠웨이트 등 중동 및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과 연쇄 회동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각국 실권자들은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했다”며 “홍콩 문제, 신장위구르 지역 소수민족 탄압 의혹 등에서는 중국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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