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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모란장 서훈 취소...외교부 “특정인 반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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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임재성 변호사 “협의 관련 日 불편해할까봐” 비판

세계일보

지난 7월27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강제동원피해자 양금덕(93) 할머니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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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국민훈장 모란장 서훈을 추진했지만 외교부의 제동으로 보류됐다. 외교부는 “상훈법에 따른 협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권위는 지난 9월 홈페이지에 양금덕 할머니가 포함된 ‘2022년 대한민국 인권상 포상 추천대상자’ 명단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했고, 시상은 오는 9일 개최되는 ‘2022년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이뤄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 할머니에 대한 서훈 안건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8일 “서훈 수여는 상훈법상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재가하는 사항인 바, 관련 부처간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서훈 수여 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의 수훈을 염두에 두고 행사를 기획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주 중반 차관회의 직전에 인권위로부터 해당 일정을 전달받고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서훈 안건은 국무회의 상정 전에 차관회의에서 사전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특정인에 대한 서훈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절차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상훈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9년 강제동원 피해자를 위해 대일 소송을 벌였던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장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전례를 봤을 때, 한일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일본을 의식한 결정이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해 온 임재성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한국 대통령이 강제동원 문제로 30년 동안 싸워온 피해자에게 상을 주면, 일본이 불편해할까봐, 현재 논의되는 강제동원 관련 한일협의에 변수가 생길까봐, 외교 쪽과 협의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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