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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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정책 리스크 등으로 증시가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2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치솟는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6조6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48조6191억원보다 4% 줄었고 연초 70조3447억원 대비로는 33.65% 감소했다. 2020년 7월(47조7863억원) 이후 최저치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돈을 넣어두거나 주식을 팔고 계좌에 남아있는 돈을 말한다. 통상 주식 투자 열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올해 초 69조원을 웃돌았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지난 7일 기준 59조7696억원으로 10조원 가량 줄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해 수익을 이자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역시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투심 악화를 부른 가장 큰 요인은 금리로 꼽힌다. 오는 14일 올해 마지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남아있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50bp(bp=0.01%) 인상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금리 인상은 더 이상 시장에 새로운 요소는 아니지만 추가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거세진다. 개인은 지난 10월 코스피 시장에서 2조7040억원 팔아치운데 이어 지난달에 4조1777억원 순매도했다.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간 돈은 시중은행으로 흘러간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4%대를 넘어서자 변동장세 속 리스크를 감당하며 주식에 투자하기 보다 안정적 투자 수단을 선택하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47조원 넘게 늘었다.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도 800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연말이면 출회하는 대주주 양도세 매도 물량에 올해는 내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논란까지 더해졌다. 현재 상장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또는 지분율 1% 이상 보유한 대주주는 주식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매년 마지막 거래일 전에 매도 물량이 쏟아진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등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연 5000만원 넘는 양도차익을 내면 20%(3억 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와 여당은 주식시장 침체 등 이유로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유예안을 두고 정부와 야당이 합의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만약 유예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년 예상 수익에 대한 세금을 피하거나 또는 낮아진 투자 매력에 따른 자금 이동으로 매도 물량이 출회할 수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로는 금리, 중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 등의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 증시의 벨류에이션 부담, 국내 정책 리스크 등이 있다"며 "올해 연말 증시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둬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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