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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中 방역당국 “국민 90%가 코로나 감염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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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전환하자마자 예고

“의료대란 등 불만 사전차단 의도”

중국 국무원(행정부) 합동방역본부 소속 전문가가 중국 전체 인구의 90%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전격적인 ‘위드 코로나’에 돌입하면서 확진자 폭증이 불가피하다는 걸 강조해 국민들 불만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8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방역 당국 자문그룹 일원인 펑즈젠 전(前)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6일 ‘어떻게 오미크론을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온라인 포럼에서 “(곧 닥칠) 1차 대확산 때는 전체 인구의 60%가 감염되고 최종적으로 최대 90%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의 확산력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을 앞두고 중국이 방역 규제를 대부분 폐지하면서 대유행은 필연적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 시첸 부교수는 CNN방송에 “중국 정부가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철에 위드 코로나 전환을 시도해 타이밍이 나쁘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컨설팅업체인 ‘위그램 캐피털 어드바이저’ 분석을 인용해 “올겨울 중국에서 코로나 사망자가 1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했다. 내년 3월 중순 하루 사망자가 2만명까지 치솟고 3월 말에는 중증환자가 중환자실 수용 인원의 10배인 하루 7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달 수많은 중국인이 춘제(중국 설)를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중국이 방역 완화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고 했다.

의료 대란도 예상된다. 중국의 노인 백신 접종률이 낮고 코로나 중환자를 치료할 의료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80세 이상 인구 3600만명의 백신 1차 접종률은 76.6%, 3차 접종률은 40%에 불과하다. 중국의 중환자실(ICU) 병상은 10만명당 4.37개에 그친다. 중국이 자체 개발해 자국인들에게 접종하는 10여 종의 백신들은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mRNA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향후 전 국민의 백신 접종률을 빠르게 높이고, 국산 mRNA 백신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각급 병원에 ICU 병상 증설도 요구하고 있다. 올해 방역을 대폭 완화한 홍콩의 경험을 참고해 의료 시스템이 과부화되면 일시적으로 방역 정책을 다시 강화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앞서 몇 달간 방역 완화를 염두에 두고 의료계와 준비 작업을 했고, 주요 도시마다 임시 병원을 대거 지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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