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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올해 실손 손해율 130% 육박…“보험료 매년 21%↑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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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실손의료보험 정상화 과제 세미나

“현재 수준 유지시 5년간 누적 손실 30조 될 것”


한겨레

8일 보험연구원 주최로 열린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토론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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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비급여 의료 증가 등으로 올해 상반기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130%에 육박한다며 적자 규모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매년 21% 이상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8일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5년 동안 실손보험 위험 손실액은 1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어 “현재 수준이 유지되면 향후 5년간 누적 위험손실액은 약 30조원이 될 것”이라며 “5년 이내 위험손해율을 100% 아래로 낮추려면 매년 21% 이상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위험손해율이란 미래 사고 확률을 예측하는 예정 위험 보험료에서 실제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해당 수치가 100%를 넘으면 보험사는 손실을 보게 되고 100% 아래로 떨어지면 이익을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손해율이 130%라면 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30원을 지급해 30원 손해를 보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올 상반기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27.9%를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1세대가 141.9%, 2세대가 123.8%, 3세대가 129%였다. 1세대 상품의 손해율이 가장 높지만 지난해(142.5%)보다는 감소세를 보였고 2세대 상품도 지난해(130%)에 비해 개선됐다. 다만 3세대 상품은 지난해(127.7%)에 이어 올해도 상승세를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시행되면서 의료 이용량이 늘었고 이에 따라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일부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비를 높이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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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상품별 손해율과 손실액 현황. 보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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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9대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은 2조1000억원으로 전체 보험금 10조6000억원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9대 비급여 보험금은 5년 후 6조9000억원으로 현재 대비 3.3배 증가할 것으로 보험연구원은 전망했다.

더 나아가 보험료 상한 폭인 25%까지 인상할 수 있는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실손보험은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라 연간 25% 범위 안에서만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험료 조정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실손보험 가격 규제로 적자가 지속되면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지해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며 “실제로 실손보험은 오랫동안 적자가 지속되면서 2016년 대비 2022년에는 10개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지하고 15곳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백내장이나 도수치료 등과 같은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학 교수는 “실효성 있는 비급여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며 “요양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건강보험 비급여를 청구할 때 환자의 급여와 비급여 진료비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신상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비급여 관리가 중요하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은 문제”라며 “당사자인 의료계와 보험계의 네트워킹이 마련돼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10%대 안팎의 실손 보험료 인상 여부를 놓고 당국과 업계 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료 책정을 시장 자율로 운영하는 등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금리 인상기 속 당국과 정치권이 물가 상승 완화를 위한 움직임에 나서면서 보험료 인하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실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함께 소비자 물가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구성 항목 중 하나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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