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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테러도 못뚫는다 … 日후쿠시마 원전 벽두께의 1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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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5일 경북 울진에 있는 신한울 1호기를 방문한 기자들이 터빈발전기 관람창을 통해 전력 생산 과정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


지난 5일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본부. 착공 12년 만에 상업 운전을 앞둔 신한울 1호기 내부는 막바지 안전점검으로 분주했다. 원전의 두뇌에 해당하는 주제어실(MCR)에는 직원 6명이 대형 모니터에 표시된 적색·녹색 신호를 보고 계통설비에 이상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살폈다.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저장조도 바쁘기는 매한가지였다. 직원 4명이 연료봉 다발을 이동시킬 크레인을 꼼꼼히 살피며 오작동 가능성을 줄였다. 크레인은 사용된 연료봉 다발을 수조로 옮길 '손'에 해당한다.

신한울 1호기와 같은 시점에 착공해 현재 공정률이 99%인 신한울 2호기는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인테리어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자들은 대형 설비를 배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성능을 정비했다. 아직 핵연료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뜨거워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냉각재를 순환시켜주는 설비인 원자로냉각재펌프(RCP)도 막바지 시험 작업을 거치고 있었다.

원자로 내부에는 수소의 농도를 낮추는 기기인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가 곳곳에 보였다. PAR는 원자로 건물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소에 의한 내부 폭발을 막는 주요 설비 중 하나다. 신기종 신한울제1건설소장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모든 원전에 PAR가 설치됐고, 신한울 원전에는 PAR 외에도 불을 이용해 수소를 연소하는 이그나이터(수소 점화기)가 함께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울 1·2호기에는 PAR가 30대, 이그나이터가 10대 설치돼 있다. 원자로를 둘러싼 격납건물도 비행기나 드론 테러 등 외부 충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격납건물은 지름이 최대 5.7㎝인 철근으로 촘촘하게 엮어 만들었다.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외벽 두께가 122㎝에 이른다.

신한울 1·2호기에 들어간 철근만 총 10만5000t이다. 이는 63빌딩 건설에 소요된 철근의 13배이고, 레미콘 트럭 약 12만대 분량이다.

홍승구 신한울제1발전소 기술실장은 "신한울 1호기를 둘러싸고 있는 격납건물은 122㎝의 철근 콘크리트로 이뤄진 구조물로 비행기가 와서 부딪치더라도 문제가 없다"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격납건물의 두께가 10㎝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10배 이상 두꺼운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안전'으로 무장한 신한울 1호기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국내 최초로 핵심 설비인 RCP와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을 국산화해 기술 자립을 이뤄낸 '한국형 원전'으로서 하루 최대 20억원, 연간 7300억원 상당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추산된다. 발전 용량은 1400메가와트(㎿)급에 설계 수명이 60년에 달한다. 실제 전력 수급에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 최근 3일 연속 전력거래소 최대 전력 또한 8만㎿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여유 전력을 뜻하는 전력공급 예비율에 변화가 생겼다. 최대전력은 하루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 수요다. 신한울 1호기가 상업 운전을 시작한 지난 7일 최대전력은 8만2135㎿를 기록했지만 비슷한 수준의 1일(8만3052㎿) 대비 예비율은 3.3%포인트 높은 19.5%로 집계됐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신한울 1호기는 완공이 지연됐지만 여러 안전점검을 마치고 가동하게 됐다"며 "신한울 1호기의 안정적인 운영으로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울진/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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