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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연임 도전’ 구현모 KT 대표, 8일 PT 발표... “디지코 생태계 확장·글로벌·디지털 시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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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사회가 8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소집한 가운데, 우선 심사 대상자인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의 당위성과 향후 사업 구상을 담은 프리젠테이션(PT)을 발표한다. 구 대표의 PT에는 KT가 집중적으로 개발·육성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중요성과 외부 기업과의 동맹 강화를 통한 디지코 생태계 확장을 비롯해, 글로벌 진출 계획이 포함된다. 특히 디지털 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디지털 시민’ 운동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8일 KT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지난달 우선 심사 대상자로 결정된 구 대표의 PT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PT 내용은 민영화 20주년 행사과 디지털 시민 원팀 출범식에서 언급됐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진다.

KT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그간 이사회에서 구 대표가 제출한 서류를 중심으로 3년간의 실적, 주가, 사업추진 등 사업 성과를 데이터로 심사했고, 노조 등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라며 “서류 심사를 마치고 구 대표의 연임 표명 이유와 사업계획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평가하는 2차 PT 면접에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구현모 KT 대표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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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구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달 8일 이사회를 통해 연임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KT 이사회는 심사를 거쳐, 구 대표를 우선 심사 대상자로 선정했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오는 16일까지 심사를 마칠 것으로 전해진다.

구 대표는 이날 PT에서 AI와 관련해 세계 1등 기술을 보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할 방침이다. 영국 옥스퍼드 인사이트(Oxford Insights)에서 올해 발표한 ‘20 정부 AI 준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인공지능 준비지수에서 7위를 차지했다. 작년 순위 26위에 비하면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7위에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I 기술은 승자독식 구조로 글로벌 톱이 아니면 AI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역시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정책 비전으로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구 대표는 현재 KT가 추진 중인 초거대AI 개발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초거대AI는 대용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차세대 AI 기술이다. 기존 AI보다 수백 배 이상의 데이터 학습량이 필요하며 판단 능력도 향상된 형태이다. KT는 최근 초거대 AI인 ‘믿음(MIDEUM)’을 개발해 상용화하기도 했다.

또 구 대표는 지난 3년간 추진해온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디지코)’의 연속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구 대표는 2020년 10월 취임과 동시에 디지코로 변화를 선언하며 탈(脫)’통신 기업(TELCO·텔코)’을 이끌었다.

또 KT는 금융(신한금융그룹), 콘텐츠(CJ ENM), 모빌리티(현대차그룹), 생활가전·렌탈(코웨이)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디지코 생태계 구축에 힘써왔다. KT는 연내 1~2개의 기업과 추가로 협력 모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지난 3년간이 디지코 전략을 위한 씨를 뿌리는 단계였다면, 향후 3년은 수확을 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을 PT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 대표는 이러한 디지코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목표도 제시한다. KT는 2020년 우즈베키스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에 진출하고 IPTV 최초로 태국 3BB TV에 플랫폼을 수출하며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구 대표는 지난 10월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만나 국가 사회 전반의 디지털 혁신(DX) 방안을 논의했다. 또 KT 경영진은 지난 7월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해, 아킬벡 자파로프 내각 의장과 면담을 갖고 통신, 정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마지막으로 구 대표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격차와 침해행위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디지털 시민’ 운동을 발표한다. 앞서, KT는 지난 7일 구글코리아, 인텔코리아, 김앤장 법률사무소, 신한금융그룹, 이화여대 등 22개 기업 및 기관이 모인 가운데 ‘디지털 시민 원팀’ 출범했다. 민간과 공공이 디지털 시대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로 연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구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연임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 대표가 강조해온 디지코 분야의 성장과 취임 당시 주당 2만원에 못 미치던 주가도 최근 증권시장 악화에도 3만7000원대를 유지하며 시가총액 1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 직전에 대표를 역임했던 황창규 회장이 연임 임기를 완주하며, 정권 교체에 따른 정치적인 외풍도 확연히 줄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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