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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설] 민생 아랑곳없이 ‘윤심’ 계파정치 몰두하는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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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 모임 ‘국민공감’이 7일 출범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 기념 첫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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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친윤석열계(친윤)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이 7일 출범했다.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 의원들이 결집해 당대표 선출과 총선 공천까지 영향력을 미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민생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집권 여당이 계파정치 부활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국민공감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115명 가운데 절반 넘는 65명이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날 첫 모임에는 71명이 참석했다. 출범과 동시에 당내 최대 계파 모임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총괄 간사를 맡은 이철규 의원은 “당내 학습의 장이자 국민들께 도움 되는 정책을 생산하는 플랫폼 공부 모임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계파 모임의 길로는 결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당장 ‘윤핵관’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김정재(총무)·박수영(기획)·유상범(공보) 의원 등 모임 지도부는 모두 친윤계로 분류된다. 권성동·장제원 의원은 회원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모임에 참석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애초 국민공감의 시작 자체가 6·1 지방선거 승리 직후 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 30여명이 주축이 된 모임 ‘민들레’(민심을 들어볼래)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윤핵관이 주축이 돼 굳이 대규모로 의원들을 모아내는 것은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정치적 목적 외에는 해석하기 어렵다. 의원들의 참여 역시 2024년 총선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보험’ 성격이 강해 보인다. 결국 국민공감이 이른바 ‘윤심’의 당내 전달 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핵관들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선 후퇴’를 선언했던 장제원 의원은 차기 당대표 후보의 ‘조건’을 언급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심판이 부적절하다” “우리 당의 모습이 작아지는 이야기”라며 공개 비판했고, 야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요구를 “이상민 탄핵 정치쇼”라고 했다. 윤핵관들이 전면에서 윤 대통령의 ‘스피커’를 자처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이들을 ‘낙점’해 관저에 초청하는 이른바 관저정치는 친윤계 세력화를 부추기며 의원들을 줄세우기 하고 있다. 집권 여당은 ‘윤심’의 향방에 민감할 뿐, 막상 새해 예산안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화물연대 파업 등 쌓여가는 현안에선 존재감을 찾기 어렵다. 국정의 무한 책임을 통감하고는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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