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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와이파일] 님아 '4번 키커'는 맡지 마오...월드컵 승부차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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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피파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우승후보 스페인이 모로코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승부차기로 졌습니다. 3번 키커까지 단 한명의 선수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습니다. 강팀과 약팀의 경계를 지워버리는 승부차기의 특성을 다시한번 보여준 결과였습니다.

승부차기는 페널티킥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골키퍼와 키커의 심리 싸움이 언제나 긴장감을 높입니다. 골대까지 거리는 11m, 이론상 키커의 슛은 0.4초만에 골대에 도달합니다. 골키퍼의 반응 시간은 통상 0.6초, 단순하게 생각하면 키커가 유리해보이지만, 현실 세계가 항상 이론대로 되는 건 아닙니다.

월드컵 역사에서 수많은 스토리들을 쏟아낸 승부차기의 세계를 통계로 정리해봤습니다. 축구데이터 매체 옵타의 기사를 참조했습니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부터 '승부차기' 도입
월드컵에 승부차기 제도가 도입된 건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부터입니다. 이후 가장 최근인 2018 러시아대회까지 30번의 승부차기가 나왔습니다. 이번 카타르대회에서 두 번의 승부차기(16강 일본 vs 크로아티아 / 스페인 vs 모로코)가 추가됐으니 통산 횟수는 32번으로 늘었습니다.

승부차기가 도입된 건 1978 아르헨티니다 대회지만, 당시 무승부 경기가 나오지 않아 실제 경기 중 승부차기는 4년 뒤인 1982 스페인대회에서 처음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4강전에서 서독과 프랑스가 맞붙어 연장까지 3대 3 동점을 이룬 뒤 승부차기가 펼쳐졌고, 서독이 슈마허 골키퍼의 선방으로 승리했습니다.

1978년 첫 도입 이후 지금까지 열린 모든 대회에서 승부차기는 최소 1번 이상 나왔습니다. 유일하게 승부차기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대회는 공교롭게도 승부차기 규정을 도입했던 1978년 대회입니다.. 반면, 1990년 이탈리아. 2006년 독일,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는 각각 승부차기가 4번씩 나와 단일 대회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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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100%' 승부차기 최강은 '전차군단'
그렇다면 승부차기 최강팀은 어디일까요? 정답은 독일입니다. 독일은 서독 시절을 포함해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4차례 승부차기에 나서 '승률 100%'를 기록했습니다. 1982년 스페인 대회 4강 프랑스전을 시작으로 1986년 멕시코 대회 8강 멕시코전, 1990년 미국 대회 4강 잉글랜드전, 2006년 독일 대회 8강 아르헨티나전을 모두 승부차기로 이겼습니다.

독일 다음은 아르헨티나입니다. 5번의 승부차기 중 4번을 이겨 승률 8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에게 유일한 승부차기 패배의 아픔을 준 건 '최강' 독일입니다. 바로 윗문단에 설명드린 것처럼 2006년 독일 대회 당시 독일은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로 물리쳤습니다.

이밖에 크로아티아도 승부차기 승률 100%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8 러시아대회 16강(덴마크전)과 8강(러시아전) 모두 승부차기로 이긴 크로아티아는 이번 2022 카타르대회 16강에서도 접전 끝에 일본을 승부차기로 누르고 8강에 안착했습니다.

반면,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는 승부차기와는 인연이 좋지 않습니다. 스페인은 이번 카타르대회를 포함해 승부차기를 펼친 5경기 중 4경기를 졌고,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도 각각 4경기에서 1승 3패로 부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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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키커·골키퍼 오른쪽 '실패 확률↑'
승부차기는 5명의 키커를 결정해 승부를 가립니다. 5명이 다 차고도 동점이 되면 승부가 날때까지 한명씩 키커를 추가합니다.

보통 1번~5번 키커 중 처음인 1번과 5번 키커의 부담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통계로 확인되는 성공률을 따져봤을 때도 그럴까요?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펼쳐진 30번의 승부차기 결과를 살펴봤더니 가장 낮은 성공률을 보인 키커는 4번이었습니다.

3번 키커까지는 승부차기 성공률 70% 이상을 기록했지만, 4번 키커에서 60%대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먼저 차는 4번 키커(67%)보다 뒤에 차는 4번 키커(61%)의 성공률이 더 낮았습니다. 아마도 대게 3번 키거까지 동률이거나 한골차 정도 차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4번 키커의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지막 5번 키커 역시 성공률은 높지 않습니다. 먼저 차는쪽이 62%, 나중에 차는 쪽이 69%였습니다. 재밌는 건 5명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6번째 선수가 추가될 경우 성공률은 양쪽 모두 50%로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순번이 뒤로 갈수록 심리적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통계입니다.

아울러 흔히 선축, 먼저 차는쪽이 유리하다고 하는데 실제 결과는 먼저 차는쪽과 나중에 차는쪽의 승률이 50%로 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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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대 모서리' 노리면 성공률 100%…다만 '홈런'은 주의
아무리 심리적 부담이 커도 제대로 차기만 한다면 승부차기는 이론상 키커에게 유리합니다. 그렇다면 어디로 차는게 가장 성공률이 높을까요?

통계는 골대를 3등분 했을때 상단 구역으로 차야한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월드컵에서 승부차기가 실제로 펼쳐진 1982년 대회부터 집계한 통계를 보면 골문 위쪽 구역으로 찬 승부차기 슈팅은 성공률 10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골문 중앙 위쪽으로 차도 성공률은 100%입니다. 대게 골키퍼가 슈팅 방향을 미리 예상하고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몸을 던지기 떄문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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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익이 크면 위험성도 큰법이겠죠. 골문 상단 구역으로 승부차기 슛을 하는 건 높은 성공률 만큼 실패 위험성도 큽니다. 자칫 잘못하면 크로스바를 때리거나 이른바 야구의 '홈런'같은 어처구니 없는 슛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월드컵 역사에 가장 선명하게 남은 홈런, 1994년 미국 월드컵 결승 승부차기에서 나온 이탈리아의 에이스 로베르토 바조의 슈팅입니다. 당시 골문 상단 구역을 노렸던 바조의 슈팅은 크로스바 위를 한참 지나 공중으로 솟구쳤고, 월드컵 우승컵은 브라질에게 돌아갔습니다.

또 하나, 위에 있는 표에서 흰색(46.2%, 50%)으로 표시된 중앙 왼쪽 부분을 주목해주세요. 골키퍼를 기준으로 오른쪽 방향의 승부차기 실패율이 높았다고 나옵니다. 오른손 잡이가 많은 골키퍼의 특성상 오른쪽에 대한 골키퍼 선방률이 높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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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험성 때문에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는 선수들은 골키퍼와 가까운 구역을 피해서 차려 합니다. 골문 상단 구역이 성공률이 높은줄 알지만, 실패 확률 또한 높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합니다. 대다수 승부차기가 골대 양끝쪽 하단 구역으로 몰리는 이유입니다.

통계를 볼까요. 월드컵 전체 승부차기 슈팅의 29.3%가 양쪽 골대 끝 아래쪽으로 향했습니다. 키커를 기준으로 왼쪽 14.5%, 오른쪽 14.8%를 기록해 가장 많이 선택한 구역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원히 기억되는 '치명적 실수'…다음 흑역사 주인공은?
현대축구에 승부차기 제도가 도입되기 전인 1960년대까지는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동전 던지기 또는 재경기로 승리팀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승부가 결정되는 마지막 순간, 최소한 누군가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미 2번의 승부차기가 나온 2022 카타르월드컵 토너먼트에선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몇번의 승부차기가 더 펼쳐질까요? 단일 대회 최다 승부차기 횟수는 4번으로 1990년 이탈리아, 2006년 독일,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입니다.

"페널티 킥을 득점했다는 것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축했던 것은 모든 이에게 영원히 기억된다."

19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한 로베르토 바조의 말처럼 잔인한 승부차기는 또 다른 흑역사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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