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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건희 슬리퍼에 다리 꼬고 외교”... 야권 비난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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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常春齋)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친교 차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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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베트남 국가 주석과 만나는 자리에서 무례한 행태를 보였다’는 주장이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사진 한장을 근거로 제기됐다. 김 여사가 슬리퍼를 신고 차담(茶談) 자리에 온 것, 다리를 꼬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 모두 잘못이란 주장이었다.

조선닷컴 확인 결과 사진이 찍힌 차담 장소는 청와대 상춘재로, 원래 실내화를 신는 장소였으며, 과거 국내외 정상 간 만남에서 다리를 꼬는 일은 흔하게 있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페이스북 페이지 ‘블루 다이아’에는 윤 대통령 내외가 전날(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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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친교 차담을 하고 있다. 모두 슬리퍼를 신고 있다. /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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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다이아’는 정치개혁 준비된 더불어민주당권리당원모임 ‘정준모’의 페이스북 페이지다. 운영자는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홍보소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소개돼 있다.

페이지 작성자는 “아 품격이여. MBC 기자는 대통령실에서 파는 실내화 신고 있으면 예의가 없고, 김건희는 타국주석과의 만남에 쓰레빠 신고 다리 꼬고 접대해도 되는 이 멋진 나라”라며 “대타 대통령 선출한 2찍(대선 당시 기호 2번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 투표한 것을 뜻하는 속칭) 국민들 좋으시겠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아래에 동조하는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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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차담을 나누는 모습. 두 사람 모두 실내용 슬리퍼를 착용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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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常春齋)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친교 차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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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차담이 이뤄진 상춘재는 실내 공간으로, 입장 전 실내화를 갈아 신고 들어가도록 돼 있다. 사진을 보면 김 여사는 물론 윤 대통령 역시 슬리퍼 형태의 실내화를 착용하고 있으며 베트남 주석도 같은 실내화를 신었다.

같은날 상춘재 건물 밖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윤 대통령 내외 모두 검은색 구두를 착용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측 모두 구두를 신고 만나, 상춘재에 들어서며 실내화로 갈아신은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을 나눌 당시에도 실내화를 착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윤 대통령이 착용한 실내화와 비슷한 모양의 실내화를 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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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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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역시 외교적 결례가 아니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함께 다리를 꼬고 앉았다. 지난해 5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다리를 꼬고 앉았다.

또 2006년 9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졌을 당시 양측 대통령이 함께 다리를 꼬고 앉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1987년 대선 땐 노태우 당시 민정당 후보가 미국을 방문해 레이건 대통령과 나란히 다리를 꼬고 앉아 화제였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왜 다리를 꼬았냐’는 질문에 “레이건이 다리를 꼬기에 나도 다리를 꼬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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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6년 11월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등 양국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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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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