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 지역 PCR 음성 증명 폐지…"집에서 격리·치료" 목소리 이어져
(AFP=연합뉴스) 지난 6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소. 2022.12.7.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최근 이틀간 자국산 백신 4종을 추가로 승인했다고 홍콩 명보가 7일 보도했다.
명보는 "지난 이틀간 중국 4개 회사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지금까지 중국에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총 12개"라고 전했다.
이어 "이 중에는 노인들에 접종이 더 쉬운 비강에 직접 뿌리는 흡입형 백신도 포함됐다"며 "광둥성 선전은 지난 5일 칸시노의 흡입형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히며 80세 이상 노인의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칸시노 측은 "흡입형 백신이 전국 모든 성·시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라며 "각 지방 접종 현장에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장비 사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칸시노 측은 흡입형 백신이 접종 과정에서 통증이 없고,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재경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중국 전역에서 61만2천회분의 백신이 접종됐다. 이는 전주보다 약 10% 늘어난 것이다.
중국 보건 당국은 지난달 29일 '노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강화에 관한 통지'를 통해 노인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며 접종률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5∼27일 '백지 시위'에 놀란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인 백신 접종률 제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80세 이상의 백신 2차 접종률은 65.8%, 부스터 샷 접종률은 40% 수준에 머문다.
명보는 이와 함께 현재 최소 10개의 중국 회사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발병 이후 지금껏 자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만을 허용하고 화이자나 모더나 등 해외에서 개발한 mRNA 백신의 접종은 허용하지 않았다.
중국이 개발해 자국민에 접종한 시노팜, 시노백 백신 등은 불활성화 백신으로, mRNA 백신보다 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3년 가까이 '제로 코로나'를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효과가 낮은 불활성화 백신에만 의존한 탓이라고 지적한다.
(AFP=연합뉴스) 지난 6일 중국 상하이 철도역의 코로나19 검사소. |
중국이 방역 완화에 나서면서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연일 "오미크론 변이는 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그간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는 모두 예외 없이 격리시설에 수용했던 정책에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왕구이창 베이징대 제1병원 감염질병과 교수가 앞서 중국중앙TV(CC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일반 환자는 집에서 증상을 지켜보며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 내용을 다시 올렸다.
왕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감기처럼 치료하면 된다"며 "기저 질환이 있을 경우는 제때 당국에 신고하고 병원에 가야 하지만, 일반 환자는 발열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당황하지 말고 감기처럼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성질이 변화했으니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의학 전문가 구샤오훙은 이날 관영 베이징일보에 바이러스의 변이를 반영해 당국이 코로나19의 중국식 공식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를 '신형관상병독폐렴'(新型冠狀病毒肺炎)이라 부른다. '관상'(冠狀)은 바이러스의 형태가 왕관 모양으로 생긴 것을 뜻한다. 약칭은 '신관폐렴'(新冠肺炎)이다.
구샤오훙은 해당 중국식 명칭은 '폐렴을 유발하는 질병'이라는 뜻인데 변이 바이러스의 성질이 바뀌었으니 단순한 감염성 바이러스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증 환자는 자가격리를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중약협회 산하 감염병 부문을 이끄는 그는 자신과 동료들이 바이러스를 설명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한 내러티브 전환에 나선 가운데 아예 질병의 이름을 바꿔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제안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건강시보는 전날 "광저우가 방역을 완화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대형 병원의 외래 환자 수가 증가했지만, 소폭이며 상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현재 요양원과 병원 등 특수 장소를 제외한 중국 전역 최소 48개 성과 시에서 더 이상 PCR(유전자증폭)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관변 언론인 후시진은 방역 완화와 함께 감염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집에서 치료받으며 낫고 있다면서, 감염된 사람은 스스로 단속해 사회 활동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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