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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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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방어수단 될라"…분상제 거주의무 개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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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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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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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분양가상한제 당첨자에게 주어지는 '거주의무'가 되려 '혜택'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어 제도 개선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6일 LH(한국주택토지공사)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한 환매 규정이 집값 하락 방어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당첨자에게는 최소 2년~최대 5년까지의 거주의무기간이 주어진다. 거주의무 기간은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시세 대비 낮으면 낮을수록 길어진다.

거주의무기간을 지키지 못하고 이주할 경우에는 집을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반드시 LH에 팔아야 한다. LH가 입주자에게 입주금과 그 입주금에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이자를 반영한 금액(매입비용)을 지불하고 이 집을 산 후 다시 일반에 재분양하는 식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 상승기 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한정된 분양 아파트에 대한 투기 수요를 줄이고 실수요자에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이 규제가 오히려 '혜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입주자는 집값이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면 거주의무를 위반하고 LH에 되팔면 납부한 분양가를 그대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분양가격보다 저렴한 '마이너스프리미엄' 분양권이 속출하고 그마저도 거래가 안 돼 호가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실수요자에게 주택을 공급하려던 취지가 악용될 소지가 있는 셈이다.

이날부터 분양에 나선 둔촌주공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 이 때문에 모집공고문에는 '2년 실거주 의무를 위반할 경우 최대 1000만원의 벌금을 내고 아파트를 LH에 분양가로 넘겨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둔촌주공의 분양가 지금은 인근 비교 대상 아파트들의 시세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의 집값 하락폭과 속도가 이어진다면 입주 시점엔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둔촌주공 분양을 앞두고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1000만원으로 하락 리스크 헤지(Hedge·회피)가 가능하니 분양가가 높더라도 해 볼 만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LH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매 의무를 현행보다 완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거주의무가 지금보다 완화될 여지도 있다. 주택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인 만큼 LH는 조만간 대안을 확정해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6·21 대책에서 일명 '전월세금지법'으로 불렸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즉시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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