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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눅눅해지는 종이 빨대 문제 해결했다…미세플라스틱도 안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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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폴리에틸렌 대체 소재 적용 성공

한겨레

생분해 되는 종이빨대를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의 오동엽(오른쪽) 책임연구원과 곽호정 박사후연구원이 종이빨대로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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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퇴출을 위해 종이빨대가 보급되고 기술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종이빨대는 쉽게 눅눅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폴리에틸렌(PE)으로 종이빨대 표면을 코팅해 미세플라스틱을 생성하는 문제도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쉽게 눅눅해지지 않으면서도 토양과 해양에서도 100% 생분해되는 종이빨대를 서강대 박제영 교수(화공생명공학)와 함께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지난달 21일 발표됐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다수 종이빨대는 100% 종이로 이뤄진 게 아니다. 종이로만 만들면 너무 눅눅해져 빨대로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에, 플라스틱으로 표면을 코팅한다. 코팅 물질은 폴리에틸렌(PE)이나 아크릴수지를 이용하는데, 비닐봉투나 접착제 등에 사용된다. 종이컵도 이 물질로 코팅되는데, 최근 해외연구에서는 종이컵을 폐기한 뒤 폴리에틸렌이 분해되지 않고 작은 입자로 떨어져 나가 미세플라스틱을 생성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과 박제영 교수 연구팀은 폴리에틸렌 대신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자체 기술력으로 합성한 후, 여기에 ‘셀룰로스 나노크리스털’을 소량 첨가해 코팅 물질을 만들었다. 셀룰로스 나노크리스털은 종이의 주성분과 같은 성분이라 종이와 잘 붙는다. 따라서 종이 빨대를 코팅할 때, 종이 표면과 생분해 플라스틱을 단단히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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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발된 종이빨대(아래쪽)는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 장점을 가졌다. 찬물에 1분간 담갔다가 눅눅한 정도를 확인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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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발된 종이빨대는 옥수수 빨대와 기존의 종이빨대에 견줘 생분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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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기존의 종이빨대는 플라스틱을 이렇게 단단히 붙일 수 없어, 표면이 균일하게 코팅되지 않아 쉽게 눅눅해졌다”며 “또한 탄산음료에 종이빨대를 넣으면 쉽게 거품이 이는 문제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종이빨대는 코팅 물질이 빨대 표면에 균일하고 단단하게 붙어서 쉽게 눅눅해지거나 거품을 많이 생성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종이빨대가 찬 음료뿐만 아니라 뜨거운 음료 속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물이나 차, 우유나 기름이 포함된 음료, 탄산음료 등 다양한 음료를 휘젓거나 오랜 시간 사용해도 눅눅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종이빨대는 바다에서도 분해가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포항시 북구 흥애읍 오도리 인근 해안의 수심 1.5-2m 깊이에 빨대 샘플을 담가 해양환경에서 분해를 시험했다. 연구팀은 “일반 플라스틱 빨대와 옥수수 플라스틱 빨대는 120일 동안 분해되지 않고 총 무게도 5%만 감소했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빨대는 60일 동안 무게가 50% 이상 감소했고 120일 후에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오동엽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는 대량 생산되는 물질이고, 셀룰로스 나노크리스털도 국내 제지업체가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기존 생산 공정에 원료만 바꿔주면 되기 때문에 상용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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