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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임금 10% 오르면 생산자물가 20배 껑충···엔데믹에 임금발 인플레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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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중간재비용 상승에 생산자물가 영향 0.1%→2.0%
물가&임금 동반 상승 악순환 우려 나와


매일경제

출처=한국은행 ‘최근 임금 흐름에 대한 평가 및 가격전가율 추정’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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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임금 상승분의 상당부분이 생산자물가로 전이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손 부족으로 임금이 오른데다 글로벌공급망 붕괴로 중간재 가격마저 뛰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거쳐 임금 상승까지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중간재 비용 안정화 전에는 물가와 임금이 연달아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은이 발표한 ‘최근 임금 흐름에 대한 평가 및 가격전가율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지난 2분기까지 임금이 생산자물가에 미친 영향을 추정한 결과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제조업의 경우 임금이 10% 상승할때 생산자물가는 2.0% 상승했는데, 이는 2013~2020년 상승률인 0.1%보다 1.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과거엔 임금이 오르더라도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면 코로나 충격을 회복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턴 영향력이 산술적으로 20배로 뛰었다는 뜻이다.

서비스업 부문은 같은 조건에서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3.0%으로 과거 평균인 1.6%의 두배 가까이로 조사됐다.

원인은 임금상승과 더불어 중간재 수입비용이 동시에 높아지자 기업이 비용부담을 가격으로 전이할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엔 회복기에 접어들며 임금은 오른 반면 중간재 비용은 하락했다. 그러나 각국의 코로나 봉쇄조치로 인한 물자 이동 감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공급망 충격 등으로 이번엔 중간재를 사들이는 값도 오른 것이다.

이러다보니 중간재 비용의 가격전가율도 높아졌다. 제조업 부문에선 중간재 가격 10% 상승시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과거 5.3%에서 8.2%로 높아졌다. 서비스업도 0.5%에서 0.7%로 뛰었다. 보고서는 “제조업의 경우 기업들은 해외업체의 경쟁제품 가격수준을 가격설정에 반영하는데 이 영향력도 0.1%에서 0.2%로 강화되면서 생산자물가 상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 상승기조가 기간별로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는 상여금과 같은 특별급여가 높아지며 임금이 인상됐다. 팬데믹 충격이 가장 강했던 2020년 특별급여가 누락된 경우가 많았는데 지난해부턴 이에 따른 기조효과로 특별급여 상승 폭이 컸다. 여기에 유통업과 금융업 등은 높은 실적에 따라 특별급여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2분기부터는 특별급여보다는 상용직의 기본급격인 정액급여 오름세가 임금인상을 이끌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르고, 노동시장의 수요가 초과되면서 전반적인 비정기적인 상여금이 아닌 기본급이 오른 것이다.

문제는 임금과 물가가 서로를 자극해 함께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즉 임금인상이 생산자물가를 거쳐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한은은 앞서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임금 상승→ 실제 인플레이션 상승→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경로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중간재 비용 상승이라는 외부변수가 유지된다면 물가와 임금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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