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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핫코너] “아이 젖니, 까치 주지 말고 치아은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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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맡긴후 필요할 때 사용 가능

임플란트때 뼈이식재로 많이 써

“수술 비용 줄이고 효과도 좋아”

아이들의 유치(幼齒)나 자기 치아를 치과나 전문기관에 맡겨 장기간 보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임플란트 수술에 사용되는 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일종의 재테크를 하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도모(42)씨는 최근 8살 자녀의 유치를 민간 기관인 한국치아은행이란 곳에 맡겼다. “아들이 처음으로 이가 빠진 게 신기해 한번 이용해보기로 했다”며 “매달 보관료가 들지만 아들이 커서 보면 추억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가족 중 누가 임플란트를 하게 될지 모르니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보통 임플란트를 잇몸에 심는 수술을 할 때 잇몸뼈가 충분히 단단하지 않으면, 잇몸에 추가로 뼈를 이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본인의 다른 부위 뼈를 이용하면 감염 위험이 적지만 자기 뼈를 추출하기도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 대신 자신이나 직계 가족의 뼈를 잘게 부순 ‘뼈 이식재’를 사용하면 비교적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에 보관해 둔 치아를 활용해 뼈 이식재로 만들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임플란트를 하는 사람이 점차 늘면서 민간 치아 보관 전문 기관이나 일부 치과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치아 보관함을 이용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치아은행의 경우 현재 1만개 넘는 치아를 보관 중이다. 보관료는 성인 치아의 경우 매달 3000원, 어린이 유치의 경우 1700원 정도다. 치아은행 관계자는 “2020년쯤부터 치아를 맡기러 오는 사람들이 매년 10%씩 늘고 있다”면서 “찾아오는 10명 중 1명이 아이 유치를 맡기려는 경우”라고 했다.

서울에 사는 김모(54)씨는 8년 전 한 치아 보관소에 맡긴 딸의 유치를 최근 자신의 임플란트 수술을 하는 데 뼈 이식재로 썼다고 했다. 그는 “뽑거나 빠진 이빨을 집에서 보관하면 잃어버리거나 금방 썩어버려서 별 소용이 없는데, 투자라고 생각하고 전문기관에 맡긴 결과 임플란트 수술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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