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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시민들은 다시 ‘백지’를 들 수 있을까 [Th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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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 The 5] 베이징 특파원이 본 시위와 전망

한겨레

시진핑 주석이 당대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홍콩 거리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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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민들이 ‘백지’를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강력한 ‘칭링 정책’(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려고 모인 건데요. 일부에선 ‘시진핑 퇴진’과 같은 정치 구호도 들립니다. 공산당이 사상을 엄격하게 검열·통제하는 중국에선 체포·구속을 각오해야 하는 위험한 일이죠. 시민들이 엄청난 용기를 낸 진짜 이유는 뭘까요? 얼마 전 ‘1인 독주’ 시대를 연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들의 저항을 두고만 볼까요? 최현준 베이징 특파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제로 코로나 정책이 얼마나 가혹했길래 반정부 시위까지 벌어진 건가요?

최현준 특파원: 2020년, 코로나19 초기 6개월 동안은 방역을 세게 해서 확진자가 거의 없었고 경제적으로 그렇게까지 안 힘들었어요. 그러다 올 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상황이 확 바뀐 거예요. 당국이 다 봉쇄하고 격리하니까 당장 돈을 못 벌고, 소득이 낮아지고, 먹고 살기 힘들어진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가뜩이나 1년간 불만이 엄청 쌓여있었는데, 사고도 터졌어요. 100일 넘게 봉쇄된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우루무치에서 불이 나 10명이 사망했거든요. 시민들은 봉쇄 시설물 때문에 화재 진압이 늦어진 거라고 의심하고 있어요. 여기에 카타르월드컵까지…. ‘노마스크’로 축구 경기를 보는 전 세계인들을 보면서 중국인들이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두려워도 모인 거죠.

[The 2] 그동안은 어떻게 참았대요? 강력한 봉쇄는 결국 인권 침해로까지 이어졌을 텐데.

최현준 특파원: 지난 20년간 중국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성장했잖아요. 물론 사회적으로는 민주화가 안 돼서 거기에 불만들은 있었지만, 경제적인 성장으로 그게 상쇄되고 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면이 있었어요. 지난 10년간 시진핑 집권기에 사상 통제가 워낙 세기도 했고요. 그래서 내가 당장 굶어 죽을 상황은 아니니까 그냥 포기하거나 혹은 만족하거나 혹은 외면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The 3] 시 주석한테 물러나라고 하는 구호도 나오잖아요. 시민들이 정치 개혁을 요구했던 ‘천안문 민주화 운동’ 때와 비슷한 분위기는 아닌가요?

최현준 특파원: 1989년엔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모였었잖아요. 아직 여기 분위기는 그렇지 않아요. 수백 명, 수천 명이 모인 정도예요. 물론 그들 사이에서 ‘시진핑 퇴진’ 구호가 나오기도 하지만 굉장히 소수입니다. 중국에서 그런 말을 하려면 모든 걸 걸고 해야 하거든요. 시 주석을 공개 비판하는 사람들은 다 감옥에 가거나 사라졌으니까요. 최근 1, 2년 사이엔 그런 사람, 세력, 조직이 거의 없죠.

지금도 시민들이 백지 시위를 이어가려고 텔레그램에서 다시 모이자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지난번처럼 수천 명씩 모이는 시위를 하긴 쉽지 않을 거예요. 당국이 앞으로는 세게 막는다고 발표했고, 실제 강하게 검열을 하고 있거든요.

한겨레

11월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백지 시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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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4] 시민들이 백지에 적고 싶었던 말은 뭘까요?

최현준 특파원: 다양한 것 같은데요. 정치 개혁, 민주주의 같은 큰바람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일상의 자유를 되찾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런 건데요. ‘내가 확진되더라도 집에서 격리해달라.’ ‘확진자 한 명 나왔다고 아파트 주민 모두에 PCR 검사를 하지 말아 달라.’ ‘캠퍼스를 나갈 때마다 관리자에 보고하고 싶지 않다.’

[The 5] 코로나19 재확산, 시민 저항, 경제 침체까지. 상황이 무척 복잡한데 시 주석이 어떻게 대응할까요?

최현준 특파원: 그가3연임’에 성공하고 나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조금 완화해줬는데요. 그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어요. 최근 신규 확진자가 하루 4만 명을 넘기도 했지만 당장 이전으로 돌아가진 않겠다는 거예요. 옛날로 돌아가면 정말 불만이 커질 테니까 쉽게 그러진 못할 것 같아요. 아무리 시 주석 권력이 막강해도 여론은 봐야 하니까요. 가장 중요한 게 경제 회복이고요.

겨울에 환자가 많이 나올 테니까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3월부터는 봉쇄 정책이 풀리기 시작할 거라고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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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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