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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안보리 무력화에... 한미일 동시다발 대북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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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이 2일 동시에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당 간부와 기관을 제재했다. 북이 어떤 도발을 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막히자, 한·미·일이 같은 날 일제히 대북 독자 제재를 단행한 것이다.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북한을 향한 연합 경고 성격도 있다.

조선일보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노동당 시대의 부흥과 문명을 상징하는 인민의 새 거리 송화거리' 제하 기사에서 거리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지난 4월 완공된 평양 송화지구의 송화거리는 최고층 건물로 80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섰다./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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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대북 제재 회피 등에 관여한 개인 8명과 기관 7곳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번 제재 명단에 오른 리명훈·리정원(무역은행), 최성남·고일환(대성은행), 백종삼(금강그룹은행), 김철(통일발전은행) 등 6명은 북한 금융기관 소속이다. 이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금융 거래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2명은 싱가포르 국적의 궉기성과 대만 국적의 천시환이다. 이들은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한 유류 등 제재 물자 운송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 7곳은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을 지원한 조선은금회사, 북한 노동자를 송출한 남강무역, 선박 간 불법 환적 등으로 제재 물자를 운송한 조선은파선박회사, 포천선박회사, 뉴이스턴 쉬핑, 안파사르 트레이딩, 스완시스 포트 서비스 등이다.

미국 재무부의 제재 담당 기관인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전일호 국방과학원 당위원회 위원장, 유진 전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김수길 전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노동당 간부 3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전일호와 유진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깊게 관여하며 2017년 여러 탄도미사일 발사를 직접 참관했고, 김수길은 2018~2021년 군 총정치국장으로 노동당이 내린 WMD 관련 결정들이 잘 이행되는지 감독했다.

일본의 제재 명단에는 단체 3곳과 개인 1명이 올랐다.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무기 거래 단체인 해금강무역회사,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을 담당하는 남강무역,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해커 조직 ‘라자루스’다. 일본 TBS는 “라자루스는 일본 내 가상 화폐 관련 사업자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벌여왔다”며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외화를 획득하는 주요 수단으로 사이버 공격을 악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인 제재 대상은 베트남 호찌민에서 군수품 관련 회사를 운영하는 김수일 군수공업부 베트남 법인 대표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이번 제재에 대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조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대상과 외환 거래나 금융 거래를 하려면 한국은행 총재 및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다만 이미 시행 중인 다양한 대북 제재 등으로 남북 간 금융 거래는 사실상 없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실질적 효과보다 정부의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성격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는 북한이 불법적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킬 역량을 지연하기 위한 더 폭넓은 다자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이 지난 4월 전일호·유진·김수길을 제재하여 미 재무부도 행동을 취한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 결의가 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은 한·일·EU 등 동맹국과 촘촘한 제재망을 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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