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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우리 전사자 1만3000명, 러는 10만명"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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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등 국제사회 추정치와는 다소 차이

"러 사기 저하 노린 고도의 심리전인 듯"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전사한 우크라이나 군인 수가 최대 1만3000명에 달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그간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대와 국민의 사기를 의식해 전사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인명피해가 훨씬 적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러시아 군대와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주장에 의하면 개전 후 러시아군 장병 1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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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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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우리 군 전사자는 최소 1만명에서 최대 1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가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의 엄정한 평가를 거친 것이라고 밝혀 신빙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란 점을 감안하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미 보고받아 알고 있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군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사망자에 관해 포돌랴크 보좌관은 구체적 언급을 꺼린 채 “상당한 숫자가 될 수 있다”고만 했다. 앞서 BBC는 지난 6월까지 3500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러시아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보도했는데 이제 그보다 훨씬 더 늘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우크라이나군이 추산한 러시아군 인명피해 규모도 공개했다. 그는 “2월24일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최대 10만명의 러시아 장병이 사망했다”며 “이들 사망자와 별개로 10만∼15만명이 부상하거나 실종돼 전투에 복귀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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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차에 올라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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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크라이나 측이 언급한 수치는 미군 당국이 파악한 것과 차이가 크다. 최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육군 대장)은 “러시아군 사상자는 10만명에 이르고 우크라이나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상자는 사망자와 부상자를 모두 더한 수치다. 결국 이 전쟁으로 두 나라를 합해 20만명가량의 장병이 숨지거나 다쳤다는 얘기다.

포돌랴크 보좌관이 공개한 숫자를 밀리 의장이 밝힌 수치와 비교해보면 러시아군 사망자는 훨씬 더 많고 반대로 우크라이나군 전사자는 훨씬 더 적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을 두고 ‘100% 신뢰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BBC는 2월24일 개전 후 현재까지 러시아군 사망자 수를 1만8000여명으로 추산해 우크라이나군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군 1만3000명 전사, 러시아군 10만명 사망’이라는 발표 내용 자체가 일종의 심리전이란 풀이를 내놓는다. 해당 정보가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는 러시아군, 또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인과 일반 국민들 귀로 흘러갈 것을 노렸다는 얘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수뇌부는 연일 ‘우리 군대가 잘 싸우고 있다’는 식의 선전을 펼치는데, 현실은 러시아군 사망자가 우크라이나군보다 10배가량 많다고 하면 군대와 국민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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