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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만배도 입 열기 시작했다…“남욱에게 32억 받아 유동규에 4억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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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로부터 ‘2014~2015년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에게 32억5000만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4억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넨 것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조선일보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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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을 시인한 것은 처음이다. 김씨의 진술은 남욱씨의 법정 증언과 검찰 진술, 유동규씨의 검찰 진술 등과도 일치한다.

남씨는 지난달 21일 재판에서 2014년 4~9월 분양대행업자 이모씨에게 22억5000만원을 받아 이 중 12억5000만원을 김씨에게 전했다며 이 돈의 성격은 “선거자금”이라고 증언했다. 남씨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에 재선한 2014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김씨를 통해 당시 ‘이재명 캠프’에 있던 유씨에게 “최소 4억원”이 건너갔다고도 했다.

남씨는 문재인 정부 때인 작년 10월 검찰에서도 “2014년 5~9월 이모씨(분양대행업자)에게 22억5000만원을 차용해 김만배한테 12억원을 줬다. 김만배는 이 중 10억원을 혼용방식(민관 합동개발) 추진을 위해 사용한다고 했다”며 “시기상 이재명 시장의 재선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재인 정부 성향 검찰 간부가 지휘한 당시 수사팀이 이 대표 관련 진술을 받고도 뭉갰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만배씨는 지난달 24일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되기 이전 검찰 조사에서 2014년 6월 지방선거 전후로 남욱씨에게 받은 돈을 유동규씨에게 건넨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자금 조달자(남욱)와 수수자(유동규)가 모두 중간 전달자로 김씨를 지목하자 김씨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유동규씨도 김씨에게 약 4억원을 받아 1억원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5000만원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줬고 나머지는 선거자금으로 썼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정진상씨의 압수 수색 영장에도 ‘남욱은 2014년 4월부터 같은 해 6월 지방선거 무렵까지 4억원 상당을 김만배를 거쳐 정진상과 유동규에게 순차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재명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자금을 제공했다’고 적시됐다.

분양대행업자 이모씨가 2020년 4월 남욱씨에게 보낸 내용 증명에도 ‘남욱이 제게 성남시장 선거자금과 대장동 사업 인허가를 풀기 위해 현금이 필요하고 이재명의 최측근 등에게 현금이 건네진다고 얘기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2014~2015년 이씨가 42억5000만원을 남씨에게 건넸고 이 가운데 32억5000만원이 김씨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만배씨는 2014년 4~9월 남씨에게 받았다는 12억5000만원 중 4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8억여 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한다. 남씨는 최근 재판에서 이 돈이 강한구 전 성남시의원(5000만원),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6000만원), 종교 단체 교인들(1억8000만원)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김씨에게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는 또 2014년 10월~2015년 4월 남씨로부터 추가로 2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용처에 대해서는 ‘개인적 용도로 썼으며 이 대표 측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남씨는 최근 재판에서 “김씨가 ‘일부는 사업자금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정진상·김용씨 등에게 주는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들은 사실이라 확인한 바 없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김만배씨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시인하기 시작했다”며 “대장동 지분 배분권을 가졌던 김씨가 누구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30일 김만배씨, 남욱씨,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등 ‘대장동 일당’의 800억원대 자산을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김씨 등이 실명 또는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토지, 건물, 예금 반환 채권 등이다. 법원의 결정은 지난 9월 검찰이 낸 ‘추징 보전’ 청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범죄 수익으로 의심되는 자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묶어둬야 유죄 판결이 나왔을 때 환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법원은 김씨 등에 대해 추징 보전해야 할 자산을 총 4446억원으로 봤는데, 이는 김씨 등이 대장동 사업에서 거둔 수익에 해당하는 액수다. 김씨 등의 자산이 새로 발견되면 추가로 동결될 수 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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