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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민노총 만난뒤 지하철 노조 파업, 이틀전 협상 파국 맞은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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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29일 파업 선언 직전 사측과 합의서 초안을 작성하는 등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협상장에 민주노총 지도부가 방문한 뒤, 노조 측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돌연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양대 노조(서울교통공사노조·통합노조)로 구성된 연합교섭단과 사 측은 지난 28일부터 최종 교섭을 벌였다. 29일 오후 2시에는 협상 테이블에 노사 대표가 앉았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사 측 대표로 나왔고, 노조 측은 서울교통공사 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명순필 위원장과 서울교통공사 통합노조(한국노총)의 김철관 위원장이 자리했다.

조선일보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서울시의 단체협상이 지난 29일 밤 10시 최종 결렬되면서,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3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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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인력 감축 계획을 내년으로 순연하고, 기본수당을 총액임금제에 반영하기로 하는 등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한다. 사측은 또 내년 상반기 인력 증원 계획을 제시했고, 노조 측 요청에 따라 이런 내용을 담은 합의서 기초 문안도 작성했다고 한다. 협상 타결 쪽으로 가던 분위기는 그러나 오후 4시 40분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협상장을 방문한 뒤 달라졌다고 한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상급 단체인 공공운수노조 현 위원장의 방문이 있은 뒤인 오후 6시쯤, 순조롭게 진행되던 노사 간 교섭은 정회됐다. 그 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은 오후 10시쯤 노조원들에게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협상장을 빠져나갔다. 한국노총 소속인 통합노조 측은 사 측의 초안을 받아들이자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지만, 이런 입장은 연합교섭단 결정에 반영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교섭이 결렬된 뒤 30일 오전 6시 30분부터 서울지하철 총파업이 시작됐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파업은 정치적 파업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표면적으로 내세운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파업 이유는 구조조정과 혁신안 철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본격화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과 연결돼 있다는 게 저의 판단”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번 협상 과정 결렬과 과정에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면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면서 “출퇴근길 서울시민의 발길을 볼모로 잡아 노총의 어떤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데 서울교통공사 파업이 그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서울시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오 시장 발언을 두고 “우리의 파업은 정치파업이 아니라 구조조정 파업이다. 구조조정을 투쟁으로 막아내겠다”고 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저희의 투쟁은 정치 파업이 아니라 내 동료와 가족, 지인이 지하철에서 죽어갈 수도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파업”이라고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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