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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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물류체계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30일 현대중공업그룹 소속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임금·단체협약 관련 올해 첫 파업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어 주요 산업 전반에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거세지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 3사는 이날 경기도 판교 현대중공업그룹 글로벌R&D센터(GRC) 앞에서 상경 투쟁을 진행했다. 출정식 차원의 이날 파업에는 노조원 200여 명이 참여했다.
3사 노조는 내달 6일 현장에서 공동으로 4시간 부분 파업에 나서고, 곧이어 7일에는 차례로 7시간 순환 파업, 13일부터는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나선다. 이들 조선 3사가 공동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교섭에서 기본급 8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300만원 등을 담은 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파업이 시작됐다. 노조 측은 사측이 제시한 정년 후 기간제 채용 인원 대폭 확대 외에도 3사 공동교섭권,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치과 보철 치료비 지원 확대, 중·고생 자녀에 대한 교육보조금 지원 등을 추가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 현대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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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은 노조 측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연간 25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했다”면서 “수주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대로 가능한 추가 보상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전날 4시간 동안 파업에 나섰다. 파업 참여자들은 점심시간 직후 오후 작업을 중지하고 현장에서 집회를 가진 뒤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 종사자를 제외한 대우조선해양 직원 노조는 9700여명으로 이 중 4800여명이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 소속 노조원이다.
노조는 지난 21일과 28일에도 각각 4시간, 7시간 동안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기본급 6.4% 인상, 격려금 지급, 자기계발 수당 지급,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3분기 6278억 원의 적자를 낸 데다 한화그룹이 인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사측에서 노조가 만족할 정도의 처우 개선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 조선사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업계 전체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수주 호황기를 맞은 조선업계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인한 손실을 걱정하게 됐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구조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데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 마음이 급해진다”면서 “과거만큼 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다고 해도 일정 부분 생산 차질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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