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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이창용 총재, 로이터 인터뷰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경기둔화, 부동산 시장 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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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30일 ‘로이터 넥스트 컨퍼런스’ 화상으로 참석

5%대 물가 고려하면 실질 금리는 아직 마이너스 주장

내년 경기둔화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 조정 가능 시사

대통령이 지적한 금융불안정에 대해선 "감안하겠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경기둔화 여부, 부동산 시장 등을 감안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통화긴축 완화 시그널은 또 한 번 던진게 아니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30일 ‘로이터 넥스트 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아직 5%대 고물가 상황이라 물가안정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내년 경기 둔화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로이터 유튜브 캡쳐.




로이터가 발표한 유튜브 영상에서 이 총재는 지난 24일 열린 11월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밝혔던 기준금리 수준 3.5%이 각 금통위원들이 여러 가정에 의해 결정한 것이라면서 “그때의 가정대로 간다면 최종금리는 3.5% 전후가 되겠지만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통화정책이 과도한 긴축이 아니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물가가 5%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아직 마이너스”라면서도 “과도한 긴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답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금리인상에 있어 금융불안정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이 총재의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부동산 시장은 아직 경착륙 상황이라기 보단 고금리에 따른 조정 국면”이라면서도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부동산 시장 상황도 감안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당국이 단기 금융시장 경색에 대응해 시장안정화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여전히 CP금리 등이 높단 지적에 대해서는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최근 자금시장의 경색은 지방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사건의 결과”라면서 “두차례의 대책을 발표한 뒤 CP를 제외한 자금시장은 회복됐는데 앞으로 연말 결산 관련 이슈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경기 상황에 관해선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 “한국도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뒤 환율이 안정되면서 통화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내년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질문엔 “금리인상 종료시기는 데이터 기반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사이클을 기계적으로 따라갈 필요가 없고 국내 물가와 경기지표, 연준 정책 등을 지켜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아직은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내년 경기둔화 정도와 부동산 시장, 금융안정 상황까지 고려하겠단 뉘앙스의 이 총재의 답변에 채권 시장에선 비둘기(통화완화)적 면모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기둔화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을 조정 할 수 있다고 답한 부분은 내년 금리 인하 시그널로도 읽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11월 금통위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으며, 이번달 금통위 결정에 대해 설명하는 차원이었지 통화정책에 대해 새로운 메시지를 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총재의 이번 외신과의 인터뷰 내용이 당초보다 훨씬 더 비둘기적인 태도로 읽히면서 채권 시장 내에서 내년 정책 전환(피봇) 기대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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