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장관은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인 이날 경기 파주 판문점을 찾아 “북한 지도부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하루빨리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미래를 진정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고민과 결정을 하기 기대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권 장관은 “정부는 북한에 대해 적대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며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언급하며 “북한이 대화에 응하고 비핵화 논의를 시작하면 경제적 협력과 외교적 지원은 물론 과감한 정치·군사적 상응 조치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오른쪽 세 번째) 통일부 장관이 29일 경기 파주 판문점에서 그리프 호프만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국제정치군사담당관으로부터 중립국감독위 회의실 사이 경계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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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장관은 특히 최근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천치바보’라고 비난하는 등 막말을 쏟아낸 점을 감안한 듯 “북한 당국이 저에 대해 여러 험한 말을 하고 있지만 개의치 않고 의연하게 열린 자세로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내년 상반기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등 체육 행사에서 남북이 함께해 “해빙의 시작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다만 북측이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당분간 지금과 같은 태도를 쉽사리 바꿀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도발 배경에 대해서는 “(정부의 통일 정책 중) 단호한 부분을 (북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기를 원하는 것 같다”면서도 “정부는 단호한 의지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 장관이 판문점을 방문한 것은 2020년 9월 이인영 전 장관의 방문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권 장관은 제3초소, 자유의집, 도보다리 등을 두루 둘러보고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T1)과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 사이에서 현장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북측 지역 판문각에서는 북한 병사들이 보이진 않았지만 창문 너머로 권 장관을 살펴보는 모습이 사진 기자들에게 포착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들과 ‘통일대화’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안보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민주평통이 자유·평화·번영에 입각한 한반도 통일을 구체화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해외 지역회의이자 6년 만에 개최된 대면회의다.
공동취재단·서유미·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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