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협상 결렬…산업전반 위기감 고조
철강·석유·자동차업계 중심으로 큰 영향
전체 조합원수 5%지만...업계전체 타격
포항제철소 복구차질…현대차 ‘로드탁송’
업무개시명령에도 운송 복귀여부 미지수
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인 29일 오전 광주 서구 기아 오토랜드 광주2공장에서 완성차들이 적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완성차를 옮기는 카캐리어 운송이 파업으로 멈춰서면서 기아 측은 대체인력을 고용해 개별 운송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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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정부와 첫 번째 협상을 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총파업 엿새째, 육상운송량이 많은 업체를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철강과 석유·시멘트, 완성차업계를 중심으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29일 포스코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전화통화에서 “포항제철소는 매일 1만t, 광양제철소는 1만7000t으로 총 2만7000여t의 육상운송이 막혔다”며 “육송으로 옮기던 물량을 해송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모든 육송물량을 해송으로 바꿀 순 없어 파업이 길어지면 출하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파업이 엿새째 진행된 상황에서 최소 16만2000여t의 육상운송에 지장이 생긴 상황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예고된 파업이었기 때문에 각 사가 미리 급한 물량을 송출하면서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월요일부터는 평소보다 물량이 20~30%만 운송이 이뤄져 피해가 누적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국 화물차량 약 44만대 중 화물연대 가입 대수는 약 2만2000대로, 가입률은 약 5%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마다 차이가 크다. 특히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은 최근 70%대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조합원 수는 적지만 화물연대가 비조합원 등에도 파업 참여를 독려하면서 운송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 화주 측 관계자는 “전체적인 화물연대 조합원 수는 많지 않지만 파업기간에 비조합원에게 보복행위를 하는 것이 문제”라며 “기업이 무리하게 화물을 운송하려 해도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자극할까 우려돼 그러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송 외 다른 부분에서도 피해는 눈덩이로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는 복구작업에 영향을 받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단 현재는 복구용 자재가 들어오고 있다”며 “설비자재의 입출고 운송이 가능하도록 화물연대 측에 협조를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완성차업계는 지난 6월 이뤄진 화물연대 파업으로 약 5400대의 생산차질을 겪었다. 경제적 손실은 257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대차도 출고차를 여러 대 카캐리어(트랜스포터)로 실어 운송하던 탁송 방식에서 ‘로드탁송’으로 신차를 직접 운전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배송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로드탁송에 동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차체·일반 부품은 6만㎞에서 6만2000㎞로, 엔진·동력 전달 부품은 10만㎞에서 10만2000㎞로 보증기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원들이 직접 차를 운전해 배송하고, 급한 고객은 직접 와서 차를 가져가기도 한다”면서 “향후 정부와 화물연대 간 갈등이 커질 경우 로드탁송까지 막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화물연대와 정부는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총파업 이후 첫 면담을 했다. 양측 공식 대화는 이달 15일 이후 13일 만에 이뤄졌다. 24일 파업이 시작된 이후로는 첫 만남이었다. 하지만 양측은 견해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정부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무역협회에 접수된 화물연대 파업 애로 사항은 현재 37개사에서 62건이다. 납품 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 및 해외 바이어 거래처 단절이 29건으로, 전체의 47%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물노조 집단 운송 거부 사태와 관련해 시멘트 분야의 업무 개시 명령을 발동했다. 업무 개시 명령이 발동되면 운송회사와 운송기사 주소지 등으로 명령서가 송달된다. 그러나 명령서 송달까지 최대 14일이 걸려 당분간 전국적인 물류대란 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우·김지윤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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