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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백지'든 민심, 제로코로나 '백지화' 이끄나…증시도 '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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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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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주민들이 백지를 들고 제로코로나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백지는 검열에 저항하는 의미가 담겼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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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에서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통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번지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언제 종료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당국이 일단 반발한 민심 누르기에 나선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2분기로 예상했던 제로코로나 종료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7일 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내년 1분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설 가능성을 30%로 제시했다. 후이 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는 추가 봉쇄나 코로나 추가 확산 중 하나를 조만간 선택해야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당초 은행은 내년 3월에 열리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가 끝난 뒤 2분기(4~6월) 중에 제로코로나 정책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제로코로나 항의 시위가 들끓자 중국이 그보다 일찍 출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2분기 중 제로코로나 해제 가능성을 60% 수준으로 제시해 1분기보다는 2분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봤다.

GAM홍콩의 로버트 멈포드 투자매니저는 "대중의 압력은 방역 완화 조치를 앞당길 수 있다"며 "일단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엄격한 봉쇄와 통제로 규정되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중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3년째 이어지는 집단 또는 지역봉쇄에 주민들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특히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성도 우루무치에서 봉쇄 중이던 아파트에서 불이 나 10명이 사망한 사건은 시위의 도화선이 되면서 상하이 등 여러 지역에서 봉쇄 반대 시위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주말엔 주요 대학가와 상하이, 베이징, 난징, 청두 등 전국 각지로 시위가 확산했다. "시진핑 물러나라"는 구호까지 등장한 것은 상황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공안은 시위대 일부를 체포했지만 28일에도 시위는 이어지면서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는 대규모 공안이 배치됐고 장벽도 세워졌다고 BBC는 전했다.

시위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도 흔들렸다. 28일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는 28일 오전 4% 넘게 추락했고, 본토 CSI300지수도 장초반 2.8% 미끄러졌다.

다만 여전히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시위를 이유로 조만간 제로코로나를 철회하진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고 CNBC는 전했다.

맥쿼리의 래리 후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시위의 원인은 방역 완화를 담은 20개 정책이 발표됐음에도 일선 현장에서 정책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은 채 과거 정책을 고집하며 안전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부에서 보다 명확한 정책과 지침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면서 "이번 한 주가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관영 매체들을 통해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28일 사설에서 "중국 공산당은 '인민과 생명이 최우선'이라는 정신 아래 갓난아기에서부터 100세 노인까지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방역 정책의 불가피함을 호소했다. 중앙(CC)TV는 월드컵 방송 중계 화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중들 모습을 편집하며 여론 자극을 피하려 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JLL)의 브루스 팡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코로나 정책은 미세조정만 있을 것"이라면고 봤다. 항셍은행의 단 왕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크는 현재 중국 내 빠른 감염 확산세를 보면 단계적 방역 완화가 어렵다면서 "급격하거나 무모한 방역 완화는 중국 경제 성장에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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