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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윤 대통령, 화물연대 파업에 업무개시명령 발동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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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법치주의 확실히 세워야”

29일 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 심의

정부와 화물연대 공식대화 첫 날 강경 대응 최고조로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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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총파업과 관련해 오는 29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업무개시명령을 심의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공식 대화에 착수한 날 대통령이 선두에 나서 노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업무개시명령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 대응이 강경 일변도로 흐르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노동 문제를 풀어갈 공간은 좁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통상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는 격주로 이뤄지지만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로 인한 국민 피해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2주 연속 직접 국무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지속과 차종·품목 확대 적용 등을 요구하며 이날로 닷새째 총파업 중이다.

윤 대통령은 “노사 법치주의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면서 “노동문제는 노측의 불법행위이든 사측 불법행위이든 법과 원칙을 확실하게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파업에는 ‘집단 운송거부’라는 표현을 이어갔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노조법상 정식 설립을 신고를 거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또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타파하고 근로조건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노동문제를 대하는 정부의 일관된 기조”라면서 “불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노조의 불법과 폭력은 우리 경제를 망가뜨리고 경제 회복을 바라는 국민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진다”면서 “결국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들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시달리는 저임금 노동자인 만큼 형평성 있는 노동조건 형성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 강경대응 기조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 당일인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시사했다. 이후 대통령실과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실무검토, 정부 발주공사 손해배상소송 검토 등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법과 원칙’ ‘불법’ ‘법치’ 등을 수차례 강조했다. 법적 대응 중심의 노동관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무개시명령은 기정사실화 단계로 나아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업종별 피해 상황이 다른 만큼 직접적인 피해 현황이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발동을 전제로 말했다.이번 파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레미콘 운송 차량)가 우선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무개시명령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14조에 명시돼있다. 집단 운송거부로 국가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발동한다.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발동될 경우 2004년 관련 제도 도입 후 첫 사례가 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거듭 언급한 것은 파업 노동자와 다른 노동자를 가르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주무부처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해당 품목 확대를 요구하는 업종이 이미 운송료가 높고 운송기사 소득도 상대적으로 높다며 파업이 부당하다고 했다.

정부와 화물연대 대화가 시작된 당일 윤 대통령이 직접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대화 공간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협상 내용도 지켜보겠다”면서도 “다만 건설업 중심으로 실질적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편익, 국민의 편에서 이 문제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화물연대와 정부의 대화는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렬됐다. 정부와 화물연대 협상이 강 대 강 대치로 흐르며 장기화할 경우 정부의 갈등 조정, 문제 해결 능력을 두고 비판이 커질 수 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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