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방산기업인 바이카르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 【사진 제공=바이카르 테크놀로지】 |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인전투기(UCAV)와 드론이 미래 전쟁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9월 제23회 세계지식포럼 '무인기와 드론: 미래 하늘을 장악하는 기술' 세션의 좌장을 맡은 김덕기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군사용 드론의 가치가 이번에 제대로 인식됐다"며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 군대를 직접 공격한 드론을 만들어낸 튀르키예의 기업 '바이카르 테크놀로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전에서 압도적인 활약으로 공중전의 양상을 뒤바꾼 무인기는 바이카르가 개발한 '바이락타르 TB2'였다. 중고도 정찰 및 지상공격용으로 개발된 이 기체는 전장에서 러시아 탱크를 연이어 파괴했다. 1차 세계대전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중동전 등을 통해 지상전의 왕자로 자리매김한 탱크의 위상이 무인기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방위산업에서 그간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튀르키예가 압도적으로 선전한 데는 TB2 개발자인 바이카르의 최고경영자(CEO) 할룩 바이락타르의 역할이 컸다. 바이락타르 CEO는 2000년대부터 무인기 개발에 뛰어든 전문가로, 2014년에 처음으로 자신이 개발한 무인기를 튀르키예군에 대량 배치했다. 이후 TB2를 2019년 시리아·리비아 내전, 2020년 에티오피아 내전 등에 투입하며 꾸준히 관련 기술을 고도해왔다.
온라인을 통해 세션에 참석한 바이락타르 CEO는 튀르키예가 방산 기술 자급자족을 결정한 이후 TB2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튀르키예는 전 국가적 차원의 방산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며 "그 결과 바이락타르 TB2를 800기 이상 개발했고, 지난 6년간 50만 비행시간으로 플랫폼의 안정성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사용과 함께 민간용으로도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바이락타르 CEO는 "드론은 기본적으로 주야간 비행이 가능해야 하고, 위험 환경에서도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으로 통신이 돼야 하고, 지상에서 통제하기 위해 위성통신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투용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한층 더 복합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그는 "지대공 임무뿐 아니라 공대공으로 적기와도 전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인공지능이 탑재될 수 있다면 지상 통제소의 의사 결정 일부분을 스스로 해내면서 통제소의 업무량도 줄여주는 효과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유럽의 대표 방산 업체 에어버스는 '미래 전투 항공 시스템(FCAS)'이 유럽 국방 프로그램의 중추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FCAS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는 현재 유럽 각국이 운용 중인 라팔,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 4.5세대 전투기와 미국에서 수입한 F-35 등 5세대 전투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에어버스 D&S의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인 요한 펠리시에는 "에어버스는 전투기부터 공중이동항공기, 무인항공기(UAS), 우주 애플리케이션 기술 등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서 "이들이 각각 수집한 정보는 공중 전투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되며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된 전투 상황도 클라우드로 공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된 풍부한 정보로 지휘소에서는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유럽 내 다른 산업과의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의 권진회 교수는 현재까지의 무인기 논의가 '공격'에만 치우쳐 있고, '방어' 차원에서의 고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무인기 개발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공격으로부터 우리가 어떻게 회피할 것이냐의 문제와 무인기 공격은 어떻게 막을 것이냐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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