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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조 美무기 못받은 대만..."우크라에 우선순위 밀렸나"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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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왼쪽) 대만 총통이 지난 9월 대만 동부 화롄의 공군기지를 방문해 대만 F16 전투기 사진 앞에서 마스코트 인형을 들고 군 관계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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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중보대’(抗中保臺·중국에 대항해 대만을 보호하자)를 내세워 온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참패하면서 대중 정책 변화 요구가 거세지는 와중에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구매하기로 한 무기를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미국의 지원으로 자체 방어능력을 키워 중국과 맞서려 했던 차이 정부의 이른바 ‘고슴도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납 규모 140억달러→187억달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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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시리아 북부 데리아에즈조르에서 한 미군 병사가 보관된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장비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미납 무기 목록에는 2015년 12월 주문된 재블린 208대가 포함돼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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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미납 규모가 현재 187억 달러(약 25조500억 원)라고 미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140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WSJ에 따르면 대만에 아직 공급이 안 된 무기엔 2015년 12월 주문된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208대,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 215대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체인저’란 호평을 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비롯해 곡사포 등도 아직 납품이 안 된 상태다. 이들 무기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것과 같은 종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2019년 승인된 대만의 주력 전투기 F-16 V 66대는 2025년 전후 인도가 시작될 전망이고, 중국군 상륙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3월 주문한 하푼 대함미사일은 2026년까지 인도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우크라 지원 무기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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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병대가 필리핀에서 진행된 미국과 필리핀군의 연례 합동 훈련에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인 하이마스를 기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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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미국산 무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거론된다. WSJ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대규모 무기 지원을 하면서 대만에 판매키로 한 무기를 제때 인도하지 못하는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며 “대만을 무장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도가 늦어지는 품목은 재블린과 스팅어 미사일, 하이마스 등 미국이 개전 후 우크라이나에 집중 지원한 무기들이 대부분이다.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언 등 미 주요 방산업체들은 관련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공급망 차질에다 전 세계 수요 확대 등이 겹치면서 대만에 대해서만 인도 시점을 앞당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만에 대한 무기 납품이 지연되자 미국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대만관계법 등에 따라 대만이 중국에 맞서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무기를 판매해오고 있다. 납품이 지연된 무기는 이른바 ‘고슴도치’ 전략 차원에서 대만에 판매가 승인된 것이다. 고슴도치 전략은 대만 자체 무장을 강화해 중국의 무력 침공 결정을 어렵게 만들려는 전략이다. 중국이 이르면 2027년 대만에 대해 무력침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무기 인도 지연은 고슴도치 전략 달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3년 이상 납품 안 된 무기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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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주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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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일부 경우에는 3년 이상 대만에 납품이 안 된 무기 판매도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보듯이 침공 이후보다 침공 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말했다.

이에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대만에 대한 무기 납품 지연을 초래하는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임시 팀을 각각 구성했으나 실제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대만에 판매한 무기 납품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는 동시에 대만에 필요한 능력을 공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 “美, 韓포탄 10만발 우크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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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미국 델러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관계자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155㎜ 포탄을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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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NN은 익명의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위해 155㎜ 포탄 10만 발을 한국으로부터 구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 포탄이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전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공격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공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도 28일 브리핑에서 “(수출되는 포탄은) 미국을 최종사용자로 한다는 전제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한국 방산업체와 미 국방부가 포탄 10만 발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을 최종사용자로 전제했기 때문에, (한국이)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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