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9차례 발굴조사서 청동정병·인장 등 역사적 가치 높은 유물 확인
2015년 촬영한 '삼척 흥전리 사지' 전경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인 강원도 삼척 흥전리 사지(寺址·절터)가 국가지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삼척 흥전리 사지'를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삼척시 도계읍 산골에 있는 이 절터는 문화재청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불교문화재연구소과 함께 중요 폐사지 시·발굴 조사를 하면서 주목받았다.
총 9차례 이뤄진 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통일신라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완전한 형태의 청동정병(靑銅淨甁), 인주까지 함께 남아 있는 인주함, 금동사자상 등이 출토됐다.
기존의 사찰 유적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유물이다.
청동정병 모습 |
흥전리 사지에서 확인된 유물은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총 2점이 나온 청동정병은 불교가 융성했던 통일신라∼고려 시대에 주로 만들었는데, 흥전리 절터에서 나온 유물은 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시대 국왕의 고문 역할을 한 승려를 지칭하는 '국통'(國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문 조각,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金銅幡·깃대깃발) 등은 특히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도장에 새겨진 '범웅'은 '석가모니' 혹은 '부처'를 뜻하는데 '범웅관아'는 석가모니 관아, 즉 승관(僧官)의 도장이라는 의미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승관은 불교 교단이나 승려 관리 등 불교의 모든 문제를 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에 임명된 관리를 뜻한다.
통일신라시대에 승관이 있던 지방 사찰에서는 행정 기능을 일부 대신하기도 했다.
'국통'(國統)명 비편 모습 |
이에 학계에서는 과거 흥전리 절이 '신라 왕실이 9세기 이후 지방 세력 견제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중창한 승관 사찰이자 선종 사원'이었을 거라는 견해가 나온 바 있다.
문화재청은 "삼척 흥전리 사지는 그동안 문헌으로만 확인됐던 신라의 승관 제도를 실증하는 유적"이라며 "지방 세력을 견제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통치 방식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교 미술의 뛰어난 예술성과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여러 유물, 다양한 형태와 시설을 갖춘 건물 흔적 등은 미술사·건축사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문화재를 지정할 때 정확한 유적 이름을 넣어 명칭을 정하지만, 기존에 출토된 기와나 비석 조각에서 절 이름을 추정할 만한 단서가 확인되지 않아 지명인 '흥전리'를 넣어 명칭을 정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발굴 현장 전경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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