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예대금리차 공시, '법적 근거' 생겼다···은행권, 금리 전략 '난감하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감원 24일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 시행

예대금리차 산정 세부 항목 공개···대출금리 공시 '점수'로

은행권 "엇갈린 당국 메시지에 혼란···자율적 경영 어렵다" 토로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금리 지속 상승기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비교 공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내달부터 은행들에 시행토록 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축소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은행들은 회사 자체 특성에 맞는 금리 전략 등을 시행하는 데 제동이 걸렸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데일리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신설, 대출금리 공시 개선 내용을 포함한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국, ‘과도한 이자 장사’ 막는 예대금리차 공시 규정화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신설, 대출금리 공시 개선 등의 내용을 포함한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법령상 근거 규정 없이 ‘행정지도’ 형태로 운용되던 예대금리차 공시가 내달부터 의무 시행되는 셈이다.

은행권 예대금리차 공시는 소비자에게 금리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한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지난 8월부터 시범 시행돼 왔다. 은행들이 직접 금리 차를 공시해 과도한 이자 장사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번 개정안엔 예대금리차 산정의 세부 항목을 공개하고, 금융 소비자가 본인 신용점수에 맞는 금리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사(CB) 신용점수로 공시 기준을 변경하는 근거가 담겼다.

과거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는 개별 은행이 은행법에 따른 경영 공시 항목 중 하나였다. 통일된 기준 없이 은행 자체적으로 분기마다 공시한 탓에 은행 간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이번 개정안은 예대금리차 정보 제공의 목적을 ‘은행의 수익성 정보 제공’에서 ‘소비자 위주의 월별 변동 정보 제공’으로 변경했다. 은행들은 금융 소비자들이 공시를 통해 대출 평균 기준과 가계대출 기준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금융소비자들은 ‘평균 대출 금리’ 지표로 은행의 대출 금리의 월별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대출금리 공시도 개인신용평가회사(CB)의 ‘신용점수’로 변경됐다. 소비자가 본인 신용점수에 맞는 금리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가계대출 금리 공시 기준을 은행 내부 신용등급에서 신용점수로 바꾼 것이다. 은행의 경우 다른 업권과 비교해 고신용자 비중이 높은 특성을 감안해 50점 단위로 끊어 공시한다. 저축은행 및 여신전문금융업권은 100점 단위로 대출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이외 공시 세부 항목엔 정책서민 금융 제외 가계대출금리, 저축성 수신금리, 가계예대금리차 등이 포함됐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7월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짓고 바로 예대금리차 공시를 규정화하려고 했는데,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일부 이슈 제기를 해 행정지도 형태로 우선 시행해 왔다”며 “이번 행정 세칙 통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강제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공시 의무화로 회사 자체 ‘금리 전략’ 제한”

하지만 은행권이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회사 자체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금리 정책 시행이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또 당국이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시행으로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살펴보겠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만도 나온다. 예대금리차 공시가 본격화되면서 은행 입장에선 예금금리를 높여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는데, 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 등을 이유로 과도한 수신금리 인상에 제동을 거는 것은 역설적이라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금금리 경쟁을 하지 않으려면 사실 은행에 부여된 역할이 줄어들면 된다”며 “이번 예대금리차 공시 시행으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통계를 동시에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