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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웨일스 꺾은 이란 대표팀, 귀국 후 사형 당할 수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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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B조 조별리그 2차전서 웨일스 2-0으로 꺾어

승리 후 환호했지만 1차전서 낸 ‘반정부 메시지’에

최악의 경우 사형 당할 수도···30일 3차전 경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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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축구 국가대표 선수단이 귀국 후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선수들이 국가 제창을 거부하거나 반정부 시위에 연대한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은 “이란 국가 대표팀 선수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면 반정부 행위자로 분류돼 징역 등 각종 처벌을 비롯해 심각하게는 처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잉글랜드)과 2차전(웨일스) 경기에서 자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연대한 행위에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란-웨일스 조별리그 경기가 진행된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는 시작 전 국가가 울려퍼졌지만,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입술을 작게 움직이며 소극적으로 따라 불렀다. 이 같은 모습은 조별리그 1차전인 잉글랜드와의 시합에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국가 제창을 아예 거부했다가 당국으로부터 거센 비난과 압력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제창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선수들이 단체로 애국가를 부르기로 한 것은 분명했지만, 이런 불편한 모습은 웨일스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기세와는 차이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선수들은 1차전 경기 시작 전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으며 자국의 반정부 시위에 연대했다. 이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침묵을 유지하자 이란 국영 TV는 생중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일부 관중들은 이란 국가가 묻히도록 소리를 질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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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란 국가가 흘러나오는 동안 중계 카메라에는 눈물을 쏟으며 흐느끼는 이란 관객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한 여성은 피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도록 얼굴에 분장을 하고 ‘마흐사 아마니’의 이름을 적힌 옷을 들고 있기도 했다.

이란은 지난 조별리그 1차전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2대 6으로 대패했다. 하지만 곧바로 경기력을 회복한 이란은 웨일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승점 3점을 획득하며 B조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이란과 웨일스, 잉글랜드, 미국이 속한 B조는 4팀이 승점 3점 차이 이내에서 혼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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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란 대표팀은 귀국 후 실제로 처벌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1차전 당시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에 산 하지사피, 사르다르 아즈문 등 선수들이 대규모 시위에 대한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란 대표팀 주장 에산 하지사피는 월드컵 기자회견에서 “사망자의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싶다”며 “우리가 그들과 함께한다는 것, 지지한다는 것, 그리고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란은 오는 30일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미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다.

서재원 기자 jwse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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