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주처벌 없는 안전운임제 연장 의미 없다" 주장
화물연대 파업 이틀째인 25일 조합원들이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건너편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2022.11.25. 손연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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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2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파업이 이틀째 접어든 가운데 정부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부산지역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 중 일부는 "정부를 비롯해 원 장관이 거짓말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운송거부와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 운송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는 실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운송개시명령은 2004년 4월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된 제도다. 심각한 물류의 차질이 있을 경우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발동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단 한번도 내려진 적이 없다. 운송개시명령이 발동되면 운송기사는 업무에 즉시 복귀해야 하고 이를 거부하면 30일 간 면허정지 또는 면허취소 처분이 내려진다.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와 관련해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원 장관은 그동안 화물연대측과 꾸준히 논의해왔었기 때문에 이번 집단운송거부는 국가에 폐해를 주는 악의적인 행태라고 언론을 통해 지적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일정 운임을 보장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 올해말 종료된다.
파업에 참여한 신기출 조합원은 "정부가 제시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들여다 보면 화주처벌법을 없애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화주처벌 조항을 뺄 경우 안전운임제가 유지돼도 소용없다. 운임을 제대로 주지 않는 화주를 처벌하지 못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동안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뒷짐지고 있다가 사태가 벌어지니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몰이하며 화물연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25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국방부 수송 지원 차량이 나오고 있다.2022.11.25. 손연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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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건 조합원은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겠다는데, 원 장관은 지금 불난 데 기름을 붓고 있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그동안 화물연대와 당정이 공식적으로 만나 문제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었는데 원 장관은 우리(화물연대)와 수십번 만났다고 하고 있다. 사태의 본질을 흐트리지 말고 카메라 앞에서 얘기하자"고 토로했다.
송천석 화물연대 부산지부 본부장은 "국토부와 화주가 안전운임제 영구화를 추진하고 품목 확대 등을 논의한다고 했기 때문에 지난 6월 파업을 유보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일체 다뤄지지 않았고 5개월 동안 진행된 부분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를 받아들일 때까지 무기한 물류 봉쇄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올해말 종료 예정인 화물차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안전운임제 적용 범위를 일부 품목(시멘트, 컨테이너)에서 일반화물까지 확대해 줄 것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가 정부와의 협상 타결로 8일 만에 파업을 철회했다.
협상 타결 이후 당정은 안전운임제 영구화가 아닌 3년 연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품목 확대에 대해서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5개월 만에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지속적 시행과 품목 확대 외에도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 기존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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