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멘트 기업 제품 출하 지장…항만 반출입량도 '뚝'
화물연대 파업 '전과 후' |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2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물류 거점의 운송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다.
육로 운송이 막히면서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고 주요 항만의 화물 반출입량도 급감했다.
◇ 화물연대 전국서 출정식…멈춰 선 화물차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6개 지역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 시작을 선언했다.
각 지역본부의 출정식 개최 장소에는 운송을 멈춘 화물차가 대열을 이룬 채 늘어섰다.
수도권 물류 허브인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모인 조합원 1천여명은 사전에 집회를 신고한 의왕ICD 1기지 입구 교통섬 주변 왕복 4차로를 모두 막았다.
전남 광양항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조합원 2천여명이 모여 대형 화물 차량으로 입구를 가로막고 물류 진·출입을 막아섰다.
정부는 2만2천명으로 추정되는 화물연대 조합원 중 43%(9천600명)가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북 군산항에서는 경찰이 화물차의 화물칸에 20여명이 탑승했다는 이유로 노조원에 범칙금을 부과하자 노조가 항의하면서 잠시 소동이 일었다.
투쟁 구호 외치는 인천 화물연대 노동자들 |
◇ 육로 막혀 기업들 제품 출하 차질
평소 하루 8천t 물량을 출하하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날 전혀 물량을 내보내지 못했다.
육로와 해상 출하량이 평균 2만7천t에 달하는 강원 삼척 삼표 시멘트는 파업으로 육로가 막히자 해상으로만 2만5천t을 출하했다.
동해 쌍용시멘트도 철도를 통해 4천t가량만 먼저 출하한 상황이다. 강릉 한라시멘트는 하루 평균 2만5천t에 달하는 출하량 중 2만t의 물량이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 업체가 밀집한 전남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광양제철소의 물류 운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완성차를 각 지역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카캐리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현대차 직원들이 일부 투입돼 완성차를 이송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건설업계 건설자재 공급, 감귤 유통, 제주삼다수 수도권 운송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경남권 조선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지면 선박 건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화물차에 가로막힌 광양항 |
◇ 주요 항만 등 물류거점도 비상…화물 반출입량 급감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전국 주요 항만 등 물류거점에도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입구를 가로막은 전남 광양항에서는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입구가 막히면서 평소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 차량이 분주하게 오가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경기 평택·당진항의 컨테이너 부두 하역사와 육상운송 회사 대부분도 운영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2천여대의 컨테이너 차량이 출입하는 평택·당진항에는 이날 오후까지 단 43대의 차량만 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인천항 화물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량은 전날의 절반 아래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집계한 인천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4천2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전날 같은 시간 1만931TEU보다 61.6% 줄었다.
매년 137만TEU가 오가는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도 사실상 기능을 멈췄다.
평소 기지 안을 오가는 화물 차량으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이날은 빈 트레일러 차량만 가끔 드나들 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항만 당국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임시로 쓸 수 있는 컨테이너 장치장을 마련하는 등 물류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항만의 포화도(장치율)는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항만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터미널운영사의 수출화물 선적 반입 가능 기준일을 기존 3일에서 5일로 완화해, 파업 전 조기에 수출화물이 부두로 반입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쌓여 있는 컨테이너 |
(김근주 강태현 김소연 김재홍 권정상 이영주 나보배 이정훈 손대성 전지혜 홍현기 기자)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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