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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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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듯하지만 따뜻하고 고요한 맛'…고려청자, 매력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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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청자실' 새단장…대표공간 '고려비색' 눈길

국보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등 250여점 전시

뉴스1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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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고려(918~1392)가 10세기 무렵 당시 최첨단 제품인 '자기' 제작에 성공한 것은 생활 문화 전반의 질적 향상을 가져온 혁신적인 계기가 됐다. 고려인은 불과 150여년 만에 자기 제작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고려청자의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미술사학자 고유섭(1905~1944)은 그의 저서 '고려청자'(1939)에서 '화려한 듯하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따뜻하고 고요한 맛이 있다'고 고려청자를 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인 고려청자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3일 새롭게 단장한 '청자실'을 공개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2월 개관한 분청사기·백자실의 후속이자 상설전시관 3층 도자공예실의 완결로서 의미가 있다.

개편을 마친 청자실은 고려청자가 지닌 독특한 아름다움은 물론 제작기법 및 실제 쓰임새, 그리고 자기 제작의 시작과 완성이라는 문화사적 의의에 주목한다. 또한 중요 가마터에 나온 청자 조각 등 그동안 전시되지 않았던 자료를 활용, 고려청자를 다각적인 관점에서 조명한다.

청자실에는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국보)와 '청자 참외모양 병'(국보) 등 국보 12점과 보물 12점을 비롯한 총 250여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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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비색' 공간에 전시된 국보 상형청자.(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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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실 안에 특별히 마련한 몰입형 감상 공간 '고려비색'은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비색'(翡色) 청자는 은은하면서도 맑은 비취색을 띤 절정기의 고려청자를 말한다.

중국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1091~1153)이 1123년 고려를 방문한 후 남긴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당시 고려인이 청자 종주국인 송나라 청자의 '비색'(祕色)과 구별해 고려청자의 색을 비색(翡色)이라 불렀다고 기록돼 있다. 서긍이 고려 비색청자를 극찬한 내용도 있다.

'고려비색'에서는 비색청자 중에서도 비색과 조형성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상형청자 18점(국보 5점, 보물 3점 포함)을 엄선해 공개한다. 세계적인 예술품으로 평가받는 상형청자 18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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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리 상감청자 조각으로 고려인의 자연관을 보여주는 연출공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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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전북 부안 유천리 가마터에서 수집된 상감청자 조각들도 관람객과 만난다. 현재 조각으로는 남아있으나 완형의 예가 전하지 않는 유일한 것들이다. 이 상감청자 조각들에는 파초잎에서 쉬는 두꺼비, 왜가리가 노니는 물가 풍경 등 자연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고려비색'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아름다움에 대한 공감과 마음의 평온"이라며 "자연을 사랑하고 동경했던 고려인의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구현한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느낌으로써 평온하고 고요한 휴식 한 조각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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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용머리 장식 붓꽂이.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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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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